건강정보/건강관리

아이들 약 먹이는 법

유신약사 2015. 7. 29. 11:22

저희 약국은 소아과가 인접해 있어서 감기나 배탈에 걸린 아기들이 많이 찾아 오는 약국입니다.

진찰 받느라.. 주사 맞느라..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콧물 찔찔 흘리며 약국 문을 들어서는 아기들... 

아기들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어도 어찌 그리도  예쁜지요..^^*  

저는 매일 이 예쁜 천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하지만, 자주 아파서 약국을 자주 찾는 아기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질병이나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약해서 여러가지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그만큼 아파서 약을 먹여야 하는 일도 많지요. 

하지만, 쓴맛이 나는 약을 먹기를 거부하거나, 먹인 후 바로 토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약을 먹이는 일이 거의 전쟁을 치르는 수준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또, 콩팥의 약물대사 능력이 낮아서 적은 양의 약물로도 쉽게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해서

아이들에게 약을 먹이는 것이 심히 조심스럽니다.

 

약을 먹이는 시간 간격과 용량 용법을 정확하게 알고

규칙적으로 복용시켜야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가 될 수 있을텐데요. 

 

 

아이들에게 약을 어떻게 먹이면 좋을 지 알아보겠습니다.

 

아이들은 대개 알약을 삼키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루약이나 물약을 먹이게 됩니다.

가루약은 소량의 물에 개어 입안에 발라주고 물이나 주스를 먹입니다.

보통은 같이 처방된 시럽제에 섞어서 먹이면 되는데,  

이때 가루가 위로 뜨지 않게 잘 섞는 것이 좋습니다. 

 

물약은 건조시럽을 액제로 조제한 것도 있고, 맑은 시럽제도 있고, 현탁액제도 있습니다.

요즘 많이 처방하는 건조시럽제와 현탁액제는 용량을 재기 전에 잘 흔들어 섞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흔들어서 거품이 생겨버리면 용량을 재기 어려워지므로 주의해야 겠지요.

간혹, 달착지근한 시럽을 아이가 마음대로 한병을 다 마셔버리는 경우가 있으니  

보관에도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정제나 캅셀제는 물을 미리 머금게 하고 있다가 먹이는 것이 좋지만,

되도록이면 먹이지 않는 것이 좋고, 만 3세이하의 아이는 절대로 알약은 먹이지 마십시요.

삼키다가 식도에 붙어서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고, 기도를 막는다거나 하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가루약이 써서 잘 안먹으려고 한다면, 설탕을 좀 더 섞어서 먹이세요.

설탕 자체가 몸에 별로 좋지는 않지만, 약효를 변하게 하지는 않으므로 약먹일 때만 조금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꿀이나 과일 주스는 약효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알러지를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유는 섞어 먹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우유속의 단백질이나 유지방과 약성분이 서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우유와 함께 먹이지 말아야 합니다.

분유를 먹는 아기에게 분유 한통에 약을 섞어서 먹여도 되느냐고 물어보시는 분이 계십니다.

아이가 약을 섞은 분유를 다 먹지 않고 남기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분유맛이 변했다고 느낀 아기가 아예 분유자체를 거부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므로

분유나 우유 혹은 다량의 음료와는 같이 섞어 먹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약을 토하면 즉시 다시 먹여야 합니다.

약을 먹인 직후에 토해버렸다면, 몸속으로 흡수된 약은 거의 없다고 생각되므로 1회분의 양을 다시 즉시 먹이는 것이 좋슴니다.

토한 직후에는 뇌의 구토중추가 피로해져서 구토능력을 상실하는데,

조금 지나서 구토중추의 능력이 회복되면 다시 토하게 되므로

토하자 마자 즉시 다시 약을 먹여서 약을 다시 토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번에 나누어 먹이지 말고 한번에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시럽제가 두가지 이상 처방되는 경우에 한가지씩 따로 먹이지 말고  

1회분 용량을 섞어서 먹이면 좋습니다. 

두 가지 이상의 시럽제를 한꺼번에 섞어 보관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복용시점에 같이 섞어서 복용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가루약도 같이 섞어 먹여도 괜찮습니다.

 

가루약은 가루가 물위에 뜨지 않도록 완전히 개어서 먹여야 합니다.

가루가 위에 떠 있는 채로 먹이면 폐로 흩어져 들어가 기침을 일으키고, 구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작은 투약병에 1회분씩 각 약들을 덜어서 흔들어 섞어 먹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우려는 좀 줄어들었습니다.

 

의사나 약사에게 아이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도록 합니다.

이해가 안된다면 의사나 약사에게 가능한한 많은 설명을 해달라고 하시고,  

질문을 많이 해서 충분한 정보와 이해를 얻고, 

아이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어 아이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을 먹이기 전에 반드시 무슨 약인지 확인하도록 합니다.

이 약은 무슨약이고 어떤 효과와 부작용이 있는지,

이 약을 다른 약이나 건강보조 식품과 같이 복용해도 되는지,

먹이는 횟수와 용량은 어떤지,

만약 약 먹이는 것을 잊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혹시 이 약을 먹는 동안 알러지나 부작용이 일어났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약을 먹일 때는 정해진 용법과 용량, 시간 간격을 지켜서 먹입니다.

 

아이가 혼자서 약을 먹도록 내버려 두지 않아야 합니다.

용량과 용법을 아이들이 제대로 인지하는 것은 불가능 하므로

꼭 보호자의 감독하에 약을 복용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자녀가 약을 복용하는 동안 이상반응이 일어나는 지를 잘 관찰하고,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즉시 의사 약사와 상의하도록 합니다.

 

한가지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임의로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현재 복용하는 약물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의사 약사에게 제시하고

다른 약이 필요하다면, 함께 먹일 것인지, 먼저 복용하던 약을 중단하고 새로 처방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합니다.

 

처방 받고 복용 후 남은 약은 오래 두지 말고 버리도록 합니다.

간혹, 비슷한 증상으로 전에 처방 받은 약이  남아있는데 그걸 먹여도 되느냐는 문의를 받습니다.

또는 형제 자매의 약을 나누어 먹여도 되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다시 진료를 받고 새로운 약을 처방 받아서 조제하여 약을 먹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남겨둔 약의 변화를 아무도 장담할 수 없으므로 안전하다 볼 수 없습니다.

 

시럽이나 연고제, 안약등 냉장보관을 해야하는 약물이나 차광보관을 해야하는 약은  

꼭 보관법을 지키십시요. 

일반적으로는 건조하고 서늘한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실온 보관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특수한 보관을 필요로하는 약들의 경우에는  

라벨이나 겉 포장에 명시하여 드리는 대로 보관하셔야 합니다. 

 

 

 

이상 소아들에게 약을 복용시키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해 드렸습니다.

어렸을 때 쓰디 쓴 먹기 싫은 약을 삼키면서,

왜 먹기 좋은 약을 만들지 않는 거야?? 라고 한번쯤은 다들 생각하셨을 겁니다.

요즘은 향료나 감미료가 발달하여 예전보다는  훨씬 약의 맛이 향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약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근본적으로 그 쓴맛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왜 먹기 싫은 약이지만  꼬박꼬박 잘 먹어야 하는지 잘 설명하시고,

성공적인 투약을 하셔서 좋은 치료 성과를 얻으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