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스위스까지 빙하 특급 열차 타고 꽃길 트래킹 … 11 슈토오스 (Stoos,스투스), 웨기스마을 호숫가
여행 열흘째... 2023년 6월 30일 금요일
여행 일정 ... 버스로 슈토오스(Stoos) 산악열차 역까지 이동, 슈토오스 마을까지 산악열차, 거기서 체어리프트 두번타고 호수가 보이는 꼭대기 지역까지 이동하여 목초지 트래킹, 산장에서 점심식사 후 리프트 타고 하산 슈토오스 마을주변 트래킹 후 산악열차타고 하산 후 호텔로 귀가 하다가 루체른 호숫가 산책 마지막 저녁 식사와 수다 시간 후 숙소로 귀가
눈 뜨자마자 비가 오나 안오나 부터 살피게 되는 아침입니다.
새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일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직은 비가 내리지는 않고, 아침이 오는 루체른 호수를 가르며 유람선이 오가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승객도 없는데, 어찌 저 유람선은 부지런을 떨고 있는지... 예쁘긴 예쁘군요.
아침산책을 나가 봅니다.
언덕으로 올라도 가보고
호숫가에 바로 붙어있는 집이랑 호텔도 기웃거려 봅니다.
이런 곳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들은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은 평화로운 마을입니다.
출발시간이 되었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버스까지 가는 동안에 길을 적시기 시작해서 버스를 타고 나니 제법 차창을 때리네요.
어느덧 열흘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오늘과 내일을 걷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괜히 마음이 쓸쓸하게 가라앉는 느낌인데,
박대표님이 내일이면 우리를 돌려보내야하는 마음이
마치 군입대를 앞두었을 때의 마음 같다고 하시는 통에
마음 한구석이 아릿한 느낌으로 이등병의 편지 노래가 떠오르는 구나... 주책 바가지구나.. 하고 있었는데
급 반전...
박대표님 방위복무 하셨다는... 띠로리.. 아놔참
버스안은 박장 대소 난리가 났습니다. ㅋㅋ
루체른 호수를 따라 나있는 드라이브길을 달리며
김용호 가이드님의 스위스 역사 설명을 들었습니다.
루체른 호수는 영어식 명칭이고, 독일이나 스위스 사람들은 루체른 호수를 피어발트슈테터 호수라고 부르는데
이 뜻은 4개의 주가 접해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호수는 최초에 스위스가 건국될 당시의 4개의 주 (슈비츠주, 운터발덴주, 우리주, 루체른주)를 아우르고 있고,
스위스의 중부지방에 있는 스위스에서 4번째로 큰 호수인데, 스위스 연방창립의 역사적인 장소인 뤼틀리초원이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매년 8월 1일 독립기념일이 되면 스위스의 대통령이 이 뤼틀리 초원으로 찾아와 기념식을 한다고 합니다.
정치나 역사적으로도 유서가 깊고, 아름다운 이 루체른 호수길을 따라 드라이브하여 달려간 곳은
오늘의 트래킹 예정지 슈토오스 마을인데 해발 1300미터 깎아지른 절벽위의 평탄한 분지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자동차로 접근 불가능 한 곳입니다.
그래서, 한적한 스위스의 전원풍경과 맑은 공기가 아름다운 곳이예요.
비가 계속 내리는데...
원래 계획했던 호수를 내려다보는 아찔한 절경을 즐기며 꽃길을 걸어보기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노란 테두리를 두른 예쁜 슈토오스기차역에서 우리는 노란 동그라미 모양으로 된 푸니쿨라를 타고 산 위로 올라갑니다.
참 예쁘고 독특하게 생겼다 했는데,
올라가며 보니 이 열차가 진짜 멋지게 설계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전 급경사로 올라가지만 기차안의 승객들은 평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차체가 고정이 된 것이 아니라
서로 구슬처럼 이어져서 회전을 하면서 올라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 산악기차는 2017년 12월에 개통이 된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동시에 빠른 산악기차로
최고 경사도 110도의 절벽길을 매달려 올라가면서도 빙글빙글 회전하는 구조때문에
탑승객들은 편안하게 평형을 유지하면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스릴도 즐길 수 있습니다.
스위스 디자인공학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10분정도 올라갔을까요?
슈토오스 마을에 도착해서 살짝 길을 걸어
체어리프트를 타러 갑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프론알프스톡(Fronalpstock)이라는 곳으로 해발 1900m위치여서
슈토오스 마을에서 체어리프트를 두 번을 타고 올라가야 도착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클링엔슈톡(Klingenstock)으로 올라가서 프론알프슈톡(Fronalpstock)까지
아찔한 능선길을 따라서 걷는 릿지하이킹을 하려던 것인데,
안개와 비 때문에 클링엔슈톡으로 오르는 체어리프트는 운행을 하지 않고,
프론알프스톡까지 가는 리프트만 열려있어서
뭐 어쩌겠습니까..
오늘은 강제로 편안한 트래킹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와~ 그런데, 진짜!!!
날씨가 너무 아쉬웠습니다.
맑은날 꼭 다시 한번 와 보고싶은 생각이 들게
구름사이로 살짝 살짝 보여주는 풍경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그 아찔한 릿지 하이킹도 꼭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비옷을 입고
그래도 목초지에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으며
절벽 가까이에도 다가가 보고
조금은 아찔한 마음에 살짝 떨리는 발걸음이긴 했지만
습기를 한껏 머금은 목초지를 거닐어 보았습니다.
한가롭게 풀을 뜯고, 아니.. 꽃을 뜯고 있는 소들은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잘 흘러가서 어느새 점심시간이네요.
오늘은 프론알프스톡 산장에서 멋진 점심식사를 합니다.
스위스의 샐러드는 정말 신선한 채소를 듬뿍 담아 주어서 너무 만족스러웠고,
토마토 슾은 따뜻하고 진한 맛이어서 좋았고,
이 식당의 하일라이트 치즈를 듬뿍 넣은 파스타가 나왔는데,
냄새가 아주.. 청국장 처럼 진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함께 나온 사과 소스와 같이 먹으니 달콤하고 진하고, 깊은 맛이 되어서
훨씬 더 맛이 좋아졌습니다.
식사후 푸딩은 또 사랑이죠
수다를 아주 길게 길게 떨어가며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
구름은 레스토랑 창문을 스쳐가기도 하고, 휘몰아쳐가기도 하고
진해졌다 옅어졌다 춤을 춥니다.
식사를 마쳤으니 슬슬 내려가 볼까요?
비가 좀 덜한 것 같으니 슈토오스 마을 한바퀴를 돌아 구경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날씨가 심술을 부리는 날이예요.
갑자기 또 비가 쏟아져서
우리는 그냥 커피나 한잔 하면서 다시 수다를 떨기로 했지요.
그동네에 오늘 영업하는 카페는 단 한 곳
들어가서 메뉴를 살피다가
아니!!
바롤로 와인을 발견했는데, 가격이 아주 비쌉니다.
반갑기도 하고
거기서 사올걸 하기도 하고 ㅎㅎ
비는 언제까지 올까요?
이제 그 멋진 산악열차를 다시 타고 내려갑니다.
스위스에 다시 와야될 이유를 하나 만들어 놓고
아쉬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제 우리는 마지막 날 만찬을 즐길 레스토랑을 향해 갑니다.
가다가, 비가 좀 개이면 적당한 곳에서 버스에서 내려서 호숫가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날씨가 개이는 듯 하여 비츠나우(Vitznau)의
리기산 산악열차를 타는 곳에 좀 못미쳐서 차를 내려 레스토랑까지 걸어갑니다.
이 리기산 산악열차는 1816년에 리기쿨름에 문을 연 산장여관과
비츠나우 항구를 잇는 유럽 최초의 산악열차로 1871년에 운행을 개시한 이래로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산악열차 구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루체른에서 유람선을 타고 여기 비츠나우에 와서 내려서 산악열차를 타고
리기쿨름에 올랐다가 트래킹으로 내려오면서 리기 칼트바트라고 하는 온천지역에서 온천을 하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으로 복귀를 하는 관광코스도 있다고 하니
그렇게 리기산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레스토랑으로 가는 도중에도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호수에 바로 맞닿아 있는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도중에는 아주 세차게 비가 내렸습니다.
이 식사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만찬이었습니다.
하여,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와 같은 팀으로 와주신 여러분들의 소회도 들어보고
또 계속되는 즐거운 웃음과 수다로 시끌벅적한 저녁을 즐겼습니다.
저녁메뉴는 맛있는 치킨요리와 어제 생일파티의 주인공께서 한턱 쏘신 맛있는 맥주였습니다.
내일... 드디어..
이 밤의 끝을 잡고 싶지만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고
저녁 비행기로 우리는 서울로 향하겠습니다.
날씨가 좀 좋아지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내일
BBC방송국 선정
죽기전에 꼭 가보아야 할 곳으로 추천된
절벽에 있는 산장 카페 '애셔 산장'으로 가서
지구상 어디에 내 놓아도 지지 않을 멋진 풍경을 보며
커피를 한잔 할 것이거든요.
잠이 올까요?
내일이 궁금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