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과 피레네 산맥 트래킹 ... 1 프롤로그
올해 우리팀의 여행지는 스페인 북부의 아름다운 길입니다.
원래는 기독교의 3대 성지순례길 중의 하나이지만
지금은 종교를 떠나 성찰의 길로, 간구의 길로, 도전의 길로, 혹은 관광지로도 각광 받고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과
아직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미지의 장소인 피레네 산맥의 멋진 길을 찾아들어 걷고 또 걷다가 오는 계획입니다.
2만년 전부터 네안데르탈인들이 살았었고,
1만 5천년전 호모사피엔스들의 흔적이 알타미라동굴의 벽화로 남아있는 이베리아 반도의 유서깊은 나라 스페인은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살아온 흔적이 어우러져 건축이며 문학, 음악, 춤, 음식, 축제등 훌륭한 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는 놀라운 곳입니다.
그 유명한 건축가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러 다니는 가우디 투어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배경이 되는 곳을 탐방하는 사람들도 있고,
맛있는 와인과 요리와 축제를 찾아 스페인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요.
이슬람 문화와 기독교 문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아름다운 궁전들을 구경하러 다니는 것도 너무나 황홀할 것입니다.
우리팀이 스페인을 즐기는 방법은 '길'을 따라 걸어 보는 것입니다.
일단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길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우리나라 올레길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둘레길 걷기의 열풍을 불러오기도 했는데요.
프랑스의 생장 피에드포르 에서 시작하여 피레네 산맥을 넘고 스페인 북부의 여러 도시를 거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는 프랑스 길 800Km의 일부 구간을 체험하였습니다.
사리아에서 시작하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110Km 정도의 구간을 걸어 보았지요.
800Km의 길을 짐을 지고 걸어가면서 내면의 나에게 말도 걸어보고, 나에게 닥치는 시련과 도전도 해결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성실하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향해 걸으면서 속죄와 성찰과 희망에 대한 간구를 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하지만
여건이 허락치 않으니, 일단 어떤 곳인지 경험해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동안 우리는 알베르게에서 숙박하지 않고,
루고의 호텔에서 출퇴근 형식으로 구간구간 길을 걸었어요.
사실 관광객 모드의 편법이지만 ^^
순례객들의 잠자리를 빼앗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루고는 로마시대 성곽이 원형 그대로 남아서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멋진 도시였는데,
5일간 길게 머물며 골목길들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수퍼마켓과 약국, 옷가게에서 물건을 사기도 하고
펍에 앉아 맥주를 들이키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순례길 체험을 마치고 우리는 버스를 타고 800Km를 달려 피레네 산맥의 한 자락에 있는
오르데사 이 몬테 페르디도 국립공원 지역으로 갔습니다.
예쁘고 귀여운 산속마을 토를라 마을을 찾아서 달려가는 길이 너무나 멀었지만,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드넓은 스페인의 벌판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지루할 틈 없이 내내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토를라 마을에서 2박 3일을 머물며 두 번의 트래킹을 완수하는 바쁜 와중에도
골목을 돌아다니고, 상점을 기웃거리고, 맛집을 섭렵하며 우리팀 대원들은 열정가득한 일정을 소화했고,
더욱 더 깊은 피레네 산맥의 속살에 자리잡은 타바스칸 마을에서의 이틀간의 트래킹은
우리 여정의 하일라이트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2000m 해발고도의 고산위의 얼음이 녹아 흐르는 호수를 찾아 오르고 또 올라 도착한
맑고 쨍한 그 곳에서의 두번의 점심식사는 정말 우리 일생에서 잊지 못할 아름다운 순간이 되어
벌써 그 날들이 그리워 집니다.
마지막날 공항으로 향하면서 방문했던 몬세라트 수도원의 장관도 참으로 인상적이었고,
진수 성찬으로 우리의 성공적인 여행 마무리를 축하했던 시간도 얼마나 환상적이던지요.
이번 여행동안의 저의 마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사와 축복이었습니다.
항상 무언가 불만스러운 상황이 있었고, 해결해야할 문제로 마음이 복잡한 상태였었는데
올해 여행동안에는 저는 그런 마음의 파도들이 작아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용서를 받은 것이 아닐까요?
자 이제 그 감사의 여행 하루하루를 어찌 보내었는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많이들 응원해주시고 공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