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래킹/스페인 북부 트래킹

산티아고 순례길과 피레네 산맥 트래킹 ... 7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입성, 루고의 마지막 밤

유신약사 2024. 7. 5. 19:42

여행 엿새째 ... 2024년 6월 9일 일요일

여행 일정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과 그 일대를 돌아보고 루고로 돌아와 그동안 정들었던 루고 성곽 산책 한바퀴

 

닷새의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오늘이 버스타고 순례길 출근 마지막 걸음입니다.

 

남의 집 아들 전역날만 빨리 돌아오는 게 아닌 것 같네요.

왠지 아쉬운 오늘의 출근 길 ...

 

몬테 도 고소의 두 순례자 동상.. 저기 그들이 가리키는 곳에 산티아고 대성당의 첨탑이 있습니다. 프랑스 샤모니의 몽블랑을 가리키는 소쉬르와 발마 동상도 비슷한 모양새로 서 있습니다.

 

오늘의 걷기는 몬테 도 고소(Monte do Gozo)에서 시작합니다.

기쁨의 언덕... 멀리 산티아고 대성당이 보이는 언덕에 서서 목표를 다 이룬 기쁨을 만끽하고, 최종목적지를 향해 다시 힘을 내는 곳입니다.

 

기쁨의 점프샷

 

두 순례자의 동상이 서 있는 곳에서 산티아고 대성당의 첨탑이 보입니다.

뒷쪽으로는 제주 올레길과 상호 교환구간 설정 기념으로 돌하루방과 올레길 조랑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5일동안 걷느라고 수고 많이 하셨어요~ 근데 낼 모레부터 또 걸어야 된대요~~ ^^

 

 

이제 4.5Km만 걸어가면 종착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곳은 알베르게 몬테 도 고소 입니다.

 

몬테 도 고소 알베르게 주변은 공원과 편의 시설 놀이터등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몬테 도 고소는 원래의 순례길에서 벗어난 길에 자리하고 있어서 순례자들이 모두 자연스럽게 들르는 곳은 아니라고 하는데, 일부러 꼭 들러보아야 될 곳인 것 같습니다.

이제 저기 보이는 산티아고 대성당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뭔가 수용소처럼 보이는 삭막한 건물이 여러동 눈에 보입니다.

이 건물은 대규모 알베르게라고 하는데, 동시에 5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고 해요.

공원의 미끄럼틀에도 노란 조가비가 보이는 걸 보니 여기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이제 곧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시내로 진입하게 됩니다.

 

육교를 지나 보무도 당당하게 (박광필님 제공사진)
와아 이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입성입니다.

 

지금까지 계속 우리를 이끌어준 조가비이지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만나니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각지에서 출발한 순례자들을 이끌어 준 노란 화살표와 조가비 표식은 어떻게 하여 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이 된 것일까요?

갈리시아지방 초입에 오세브레이로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거기에 가면 이 노란 화살표의 창시자(?)인 돈 엘리야스 발리냐 삼페드로 신부님의 흉상이 있는데,

이 돈 엘리야스 신부님이 현대의 순례길을 고증에 의해 발굴하고, 노란 화살표를 그려서 복원하신 일등 공신이라고 합니다.

이분이 처음 노란색으로 길을 표시한 이유는 조카가 노란색을 좋아해서라고 전해지기도 하고, 때마침 가지고 있던 페인트가 노란색이어서 라고도 한다는데, 어떻든 노란색이 눈에 잘 띕니다. ^^

 

돈 엘리야스 신부님의 노력이 현재의 순례길 복원에 결정적인 역할을하여 노란 화살표의 길로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드디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입성하였다는 표시입니다.

 

12시 미사를 참석하기 위해 열심히 걸어가며 앞을 보니 첨탑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헉헉 저기 모퉁이를 돌면 대성당이 나타납니다.

 

꺄~ 드디어 대성당이 나타났습니다.

 

맞은편에 보이는 문을 통과하면 대장정의 마무리 지점인 오브라도이로 광장이 나옵니다.

 

이곳이 바로 오브라도이로 광장입니다. 맞은편 건물은 라호이 궁전.. 현재 지방정부청사와 시의회건물로 사용중

 

일단 우리는 대성당 정오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 성당 출입구에 대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인산인해.. 성당미사에 참석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이 일요일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좀 늦게 도착했네요.

 

일단 미사는 포기하고, 식사를 먼저하고, 미사가 끝난 성당에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산티아고 대성당 용서의 문 입니다. 문 바로위에 성인 야고보의 석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야고보 성인의 희년에만 열린다고 합니다.

 

야고보 성인의 희년에 이 용서의 문을 통과해 대성당으로 들어가서 야고보 성인의 유해에 죄 사함을 구하면 완벽하게 용서를 받게 되고, 이 용서의 문을 통하지 않고 야고보 성인의 유해에 용서를 구하면 죄의 반정도만 용서를 받게 된다는 말이 있다고 해요.

 

우리가 점심식사를 했던 카사 마놀로.. 완전 맛집이어서 대기가 길었지만, 우리는 단체 예약이므로 프리패스

 

이것은 갈리시아지방의 전통 스프인데, 깔도라고 하는 음식입니다. 각종 채소를 넣고 끓여서 마치 우리의 시래깃국같아요.

 

너무나 연하고, 향기롭고 맛있었던 돼지갈비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대성당에 들어가 야고보 성인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곳도 보고,

야고보 성인의 조각상을 뒤에서 끌어안아보는 의식도 치르려고 합니다.

 

식당 밖 광장 가운데 기둥에 높이 받들어져 있는 사람은 세르반테스입니다. 세르반테스 광장

 

우리는 다시 오브라도이로 광장으로 왔습니다. 순례길 종착지를 알리는 동판이 새겨진 곳에 발을 모아봅니다.

 

열심히 도장을 받아온 순례자 여권을 제출하고 증명서도 받았습니다.

 

와아~ 드디어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들어왔습니다.

 

야고보 성인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곳입니다.

 

대성당 안에서 경건한 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와서

기념품 상점도 들르고 신나는 도시 산책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각자 시간을 보내다가 오브라도이로 광장 북쪽의 궁전이었다가 지금은 호텔로 쓰고있는 건물의 커피숍에 모여서 차를 한잔 하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떠납니다.

 

 

앗! 반가운 길동무 마레오를 이곳에서 다시 만나다니요!!! 완전 기뻐하는 서안이

 

흐리던 하늘이 밝아져서 산티아고 대성당이 더욱 눈부시게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떠나며..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면서 만난 어떤 건물인데.. 약학대학이라고 합니다. 반가와서 한컷

 

루고로 돌아온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아쉬운 마지막 밤을 즐기기 위해 저녁 산책을 나섰습니다.

 

저녁 어스름이 내리고 있는 루고 대성당

 

그런데, 루고로 돌아와 대성당에 들어갔더니, 마침 저녁미사를 올리고 계셨습니다.

우리 일행 중 카톨릭 신자이신 분들은 루고 성당에 남아서 미사에 참석하시도록 하고

다른 사람들은 루고 성벽을 따라 한바퀴 돌고 귀가를 하기로 했지요.

 

산티아고 대성당 미사를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었는데,

루고 대성당의 미사가 너무도 큰 울림을 주어서 감동을 받으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루고 성곽을 따라 걸으면 만나게 되는 저 벽화는 굉장히 유명한 벽화라고 해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벽화에 뽑힌 적이 있대요.

 

아마도 로마시대 이 지역 섭정관이 아니었을까...

 

성벽을 걸으며 내려다본 성벽 안쪽의 구시가지 모습

 

성벽 바깥쪽의 현대적 루고 도시 모습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는 저녁 산책을 하며

서안이와 박기장님은 서로 달리기 실력을 뽐내기도 하고, 

멀리 구름을 보며 내일 날씨를 점쳐보기도 하며 루고에서의 아쉬운 마지막 산책을 마무리 했습니다.

 

아름다운 서안이 어머니의 아쉬움 가득한 모습으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