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과 피레네 산맥 트래킹 ... 7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입성, 루고의 마지막 밤
여행 엿새째 ... 2024년 6월 9일 일요일
여행 일정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과 그 일대를 돌아보고 루고로 돌아와 그동안 정들었던 루고 성곽 산책 한바퀴
닷새의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오늘이 버스타고 순례길 출근 마지막 걸음입니다.
남의 집 아들 전역날만 빨리 돌아오는 게 아닌 것 같네요.
왠지 아쉬운 오늘의 출근 길 ...
오늘의 걷기는 몬테 도 고소(Monte do Gozo)에서 시작합니다.
기쁨의 언덕... 멀리 산티아고 대성당이 보이는 언덕에 서서 목표를 다 이룬 기쁨을 만끽하고, 최종목적지를 향해 다시 힘을 내는 곳입니다.
두 순례자의 동상이 서 있는 곳에서 산티아고 대성당의 첨탑이 보입니다.
뒷쪽으로는 제주 올레길과 상호 교환구간 설정 기념으로 돌하루방과 올레길 조랑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제 4.5Km만 걸어가면 종착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몬테 도 고소는 원래의 순례길에서 벗어난 길에 자리하고 있어서 순례자들이 모두 자연스럽게 들르는 곳은 아니라고 하는데, 일부러 꼭 들러보아야 될 곳인 것 같습니다.
이제 저기 보이는 산티아고 대성당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뭔가 수용소처럼 보이는 삭막한 건물이 여러동 눈에 보입니다.
이 건물은 대규모 알베르게라고 하는데, 동시에 5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고 해요.
공원의 미끄럼틀에도 노란 조가비가 보이는 걸 보니 여기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각지에서 출발한 순례자들을 이끌어 준 노란 화살표와 조가비 표식은 어떻게 하여 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이 된 것일까요?
갈리시아지방 초입에 오세브레이로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거기에 가면 이 노란 화살표의 창시자(?)인 돈 엘리야스 발리냐 삼페드로 신부님의 흉상이 있는데,
이 돈 엘리야스 신부님이 현대의 순례길을 고증에 의해 발굴하고, 노란 화살표를 그려서 복원하신 일등 공신이라고 합니다.
이분이 처음 노란색으로 길을 표시한 이유는 조카가 노란색을 좋아해서라고 전해지기도 하고, 때마침 가지고 있던 페인트가 노란색이어서 라고도 한다는데, 어떻든 노란색이 눈에 잘 띕니다. ^^
일단 우리는 대성당 정오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 성당 출입구에 대기를 했습니다.
일단 미사는 포기하고, 식사를 먼저하고, 미사가 끝난 성당에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야고보 성인의 희년에 이 용서의 문을 통과해 대성당으로 들어가서 야고보 성인의 유해에 죄 사함을 구하면 완벽하게 용서를 받게 되고, 이 용서의 문을 통하지 않고 야고보 성인의 유해에 용서를 구하면 죄의 반정도만 용서를 받게 된다는 말이 있다고 해요.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대성당에 들어가 야고보 성인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곳도 보고,
야고보 성인의 조각상을 뒤에서 끌어안아보는 의식도 치르려고 합니다.
대성당 안에서 경건한 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와서
기념품 상점도 들르고 신나는 도시 산책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각자 시간을 보내다가 오브라도이로 광장 북쪽의 궁전이었다가 지금은 호텔로 쓰고있는 건물의 커피숍에 모여서 차를 한잔 하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떠납니다.
루고로 돌아온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아쉬운 마지막 밤을 즐기기 위해 저녁 산책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루고로 돌아와 대성당에 들어갔더니, 마침 저녁미사를 올리고 계셨습니다.
우리 일행 중 카톨릭 신자이신 분들은 루고 성당에 남아서 미사에 참석하시도록 하고
다른 사람들은 루고 성벽을 따라 한바퀴 돌고 귀가를 하기로 했지요.
산티아고 대성당 미사를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었는데,
루고 대성당의 미사가 너무도 큰 울림을 주어서 감동을 받으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는 저녁 산책을 하며
서안이와 박기장님은 서로 달리기 실력을 뽐내기도 하고,
멀리 구름을 보며 내일 날씨를 점쳐보기도 하며 루고에서의 아쉬운 마지막 산책을 마무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