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래킹/스페인 북부 트래킹

산티아고 순례길과 피레네 산맥 트래킹 ... 11 알트 피레네우 타바스칸 지역의 두 개의 호수

유신약사 2024. 7. 11. 19:22

여행 열흘째 ...2024년 6월 13일 목요일

여행 일정 ... 타바스칸 마을 뒷산을 올라 프랑스와 접경하고 있는 산봉우리 바로 아래 예쁜 호수 에스타니 델 포트에서 점심식사 후 조금 더 높은 곳에 있는 호수 에스타니 데 마리올라까지 도전!

 

어제 산봉우리를 덮었던 구름에서 떨어진 우박인지 눈인지가 산꼭대기를 하얗게 덮어놓았습니다.

 

 

챌린지의 날이 밝았습니다.

 

이슬이 하얗게 내린 목초지를 걸어 우리의 첫 목적지 보르데스 데 노아레.. (노아레 별장촌)를 향합니다.

 

여행을 시작하고 오늘까지 매일 해온 평지길 오래걷기와 산길 걷기를 통해 다져진 다리 근육을 테스트해 볼 날이 온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오늘을 위해 그 전날까지의 훈련을 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

 

맨아래 라이언쿠안카에서 시작 그 바로 위 노아레 방문 후 윗쪽 오른쪽 라이언 에스타니 델 포트, 그다음 왼쪽 라이언 에스타니 데 마리올라까지

 

 

아무리 그 자료를 찾아 보아도 알아낼 수 없었던 

스페인 '타바스칸'의 비경을 실제로 만나는 오늘이 되겠네요.

 

사람의 발길이 별로 닿지 않았을 것 같은 숲길을 걸어 어디로 가는 걸까요?

 

뭔가 폭포같은 것이 나타났습니다. 노아레 폭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장쾌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잠깐 감상했습니다.

 

자 이제 목초지 옆을 지나갑니다.

 

오늘 어쩐지 신이 나 보이는 서안이 뒷모습

 

야생화 가득 피어있는 목초지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라니...

 

 

편안한 숲길로 걸어가니 몸이 점점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설산을 보며 걸어가는 길이 너무 예쁩니다.

 

여기는 보르데스 데 노아레 라고 하는 곳입니다. 사람들이 여름에만 거주하면서 목초지의 소를 관리하고, 겨울에는 건초를 보관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해발 1595m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이 마을의 지붕은 이렇게 돌판을 올렸는데, 겨울에 눈이 와도 괜찮겠지요?

 

이참에 이마을에 별장하나 마련해 볼까요?

 

다시 길을 재촉해 산으로 올라갑니다.

 

가운데에 폭포처럼 내려오는 작은 강이 보이시나요? 우리 오늘 목표지점이 저 작은 강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휴우~

 

열심히 올라가 봅니다.

 

아 우리 여기서 잠시 쉬어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다른 사람을 한사람도 못만났습니다.

 

미겔 가이드가 어제 말했었습니다.

아마도 내일 가는 곳에서는 우리팀 이외의 다른 사람을 별로 만날 수가 없을 거다.

두세사람 정도밖에는 없을 거다.

여기는 스페인에서도 아주 오지여서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청정 자연지역이라고 했습니다.

 

앗 그런데 두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뭔가 군복같은 차림을 하고 말이지요. 국립공원 관리하시는 공무원들이래요.

 

그런데, 지금부터 호수까지 가게되는 이 산길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길이라고 합니다.

스페인 내전 당시에 프랑코가 숨어서 프랑스를 오갔던 길이랍니다.

 

자 이제 우리도 올라가 봅시다

 

그 이야기를 하려면 스페인 내전에 대해 알아야 되는데요.

1931년에 알폰세 8세가 퇴위하고, 왕정이 종식되면서 스페인 제 2공화국이 탄생되었지만, 좌파와 우파의 첨예한 대립으로 사회가 아주 어지러웠습니다. 공화파 정부는 토지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을 야심차게 추진하여 스페인 사회 전체를 개혁하려 의지를 불태웠지만, 기존의 권력을 가지고 있던 군부와 가톨릭 세력, 지주세력등을 중심으로하는 기득권파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노랗게 금작화가 피어있는 곳을 향해 올라갑니다.

 

결국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무정부 주의자 등 개혁을 지지하는 다양한 세력들이 공화국에 찬성하며 공화파를 결성하여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와 사회개혁을 지지하였고, 기존의 기득권을 바탕으로 하는 왕당파, 가톨릭 교회, 군부세력, 파시스트 등이 반공, 반공화국의 이념을 내걸고 스페인 전통의 질서와 가치를 지키겠다고 하는 국민파를 결성하였습니다.

 

호수에서 흘러내린 물이 쉼없이 흐릅니다. 인간들은 전쟁을 하든 말든

 

이런 상황에서 1936년 프란시스 프랑코가 국민파를 이끌고 공화국에 저항하여 쿠데타를 일으켜 1939년 봄까지 스페인 내전이 벌어집니다. 우리나라 6.25 전쟁처럼 말이지요.

 

젊어지는 샘을 지나왔는데, 앗 젊어지신 것 같습니다. ^^

 

1939년 4월 스페인 내전에서 승리한 프랑코는 1975년 11월에 사망할 때까지 스페인을 독재정치로 억압했다고 합니다.

경제적 불평등, 교육 문화 언어의 획일화, 정치적 불공정등이 만연하여 스페인의 암흑기로 불리는 시기였다고 해요.

프랑코 사망 후 스페인은 왕정복고로 돌아와 입헌군주제 사회가 되었고, 현재까지 이어집니다.

 

열심히 올라갑니다.

 

어느새 많이 올라왔네요

 

 

프랑코 독재시기에 카탈루니아와 바스크 지방의 민족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은 언어와 문화적인 억압을 더욱 힘들게 겪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현재 이들 민족은 스페인으로 부터 분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합니다.

그래서, 테러도 일어나고, 분리 선거도 하고 여러가지 애를 쓰고 있어서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저 고개만 넘으면 호수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오 예~! 서서히 호수가 보입니다.

 

에스파니 델 포트 가 눈앞에 있습니다. 아마도 에스파니는 카탈루냐 언어로 '호수'인 것 같습니다. 포트 호수인거죠 ^^

 

저기 모퉁이를 돌면 어떤 풍경이 나타날지 궁금합니다.

 

와우 호숫가에 이렇게 두껍게 눈이 남아있네요.

 

점점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우와 본격적인 에스타니 델 포트입니다.

 

아무도 모를 것 같은 산속 호수 에스타니 델 포트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습니다.

 

단촐한 도시락이지만 꿀맛이었습니다.

 

담자리 꽃이 드문드문 피어있는 호숫가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우리는 맞은 편 산 위에 있는 또다른 호수를 찾아 길을 나섭니다.

 

아까는 지나쳐 왔던 저 다리를 건너서 아까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자리에서 마주 보였던 봉우리를 향해 전진합니다.

 

처음 출발할 때 미겔이 조금 못 미더운 듯이 말했습니다.

오늘 점심을 호숫가에서 먹고 나서 체력상태를 봐서 두번째 호수를 갈건지 말건지 결정하겠다고 말이지요.

이제부터 도전입니다.

 

성큼성큼 습지를 건너갑니다.

 

그런데, 두번째 호수로 가는 길은 아주 어려워서

힘들면 가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겠습니까? ^^

당연히 두번째 호수를 가봐야지요.

아무리 힘이 들어도 말입니다. ^^

한다면 한다!!

 

설산까지는 아니지만.. 눈쌓인 산을 옆에 두고 이끼가 자라는 고산의 길을 걷는 것이 참 기분 좋습니다.

 

경사가 꽤 가파른 코스입니다.

 

저기 까마득한 곳까지 올라야 합니다.

 

생각보다 금방금방 올라오지요?

 

반가운 예쁜이를 만났습니다. 스페인 얼레지는 이렇게 생겼네요. ^^

 

아직도 눈이 남아있는 높은곳까지 우리 기특한 서안이는 잘도 올라왔습니다.

 

우와~! 드디어 호수가 나타났습니다. 에스타니 데 마리올라(Estany de Mariola)입니다.

 

미겔은 이 마리올라 호수를 찍은 사진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두었다고 합니다.

 

우와 아까 그 에스타니 델 포트 보다 크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올라오길 잘 했어요!!!

 

아름다운 호수를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이제 하산의 시간입니다. 

아쉽고 아쉽고 아쉽습니다.

 

호수야 안녕~~

 

 

이제 카메라는 배낭에 넣고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갑니다.

카메라를 목에 메고 있으면 자꾸 사진을 찍을 욕심이 나서 위험합니다.

 

아까 그 다리를 건너와서 좀 안전한 곳에 내려서서 다시 카메라를 꺼내었습니다.

 

저만큼 내려가는 우리팀원들 오늘 고생했습니다. 장하고 장합니다.

 

올라갔던 길을 돌아보니 또 멋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오늘 가장 큰 용기를 내셨을 정약사님 수고하셨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부터 지금까지 우리들을 잘 돌봐주고 계신 지나가이드님도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올라갈 때 보다 더 많이 피어서 노랗게 빛나는 금작화들

 

오~ 알트 피레네우에 관한 설명이 적혀있는 표지판이 서 있네요.

 

아까 올라갈 때 국립공원 관리자들을 만났던 곳 부터 임도가 있습니다. 내려가기 편안했지만 재미는 덜합니다.

 

오늘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던 듯 합니다.

기특한 서안이까지 모두 예쁜 호숫가에서 사진을 찍고 내려올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다친 사람도 없고, 모두 기쁘게 길을 마쳤습니다.

 

이 예쁜 꽃들이 우리의 성공을 축하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 바위 너머 어딘가 봉우리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호수를 저 꽃들은 알고 있을까요?

 

오늘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나니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가 바로 오늘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짧은 산행이라고 하시니 아마도 좀 편안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