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르드 몽블랑 트래킹 네쨋날.. 2015년 8월 12일
트래킹 시간..약 10시간.. 진도 아리랑이 내내 생각나던 꽃천지 비단길
트래킹 코스.. 샤모니에서 버스를 타고 몽블랑터널을 통과 → 발베니 계곡 도착 트래킹 시작 → 비엘 대피소까지 열심 올라감 →
세크레이 콜까지 두시간 → 쁠랑 세크레이 → 메종비엘 산장 → 돌로네 → 꾸르마이어 → 샤모니
오늘 코스를 지도를 통해 보여드릴께요.
몽블랑의 남쪽면을 볼 수 있는 트래킹 코스입니다.
버스를 타고 몽블랑 터널을 통과해 이탈리아의 휴양도시 꾸르마이에 주변의 아름다운 베니 계곡을 따라 트래킹을 계속 하는데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몽블랑을 몬테 비앙코라고 한답니다.
그리고, 산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샤모니 주변에서는 '봉쥬르!'하고 인사했는데,
여기는 이탈리아라서..'본 죠르노~!'하고 인사합니다. ㅎㅎ
산세가 샤모니의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 더 아름다운 곳입니다.
베니계곡을 따라 트래킹을 한 후에 메종비엘산장에서 걸어 내려오려던 계획이었는데요.
오늘은 왠일로 좀 쉽게 갑니다. 하하하 만세
케이블카를 타고 돌로네라는 천년이 넘은 유서깊은 도시로 내려와서 예쁜 골목길들을 둘러본 후에
강건너에 있는 꾸르마이에로 시내관광을 하러 갑니다.
트래킹과 유적지와 시내관광이 어우러진.. 오늘도 험난한.. 하지만 이제는 즐거운 여정이 시작 됩니다.
안녕? 몽블랑?
오늘은 햇살이 좀 덜 비추는 걸 보니 이른시간인가봐 그치?
이제 곧 몽블랑터널을 통과하여 너의 뒷모습을 만나게 되겠지?
프랑스의 샤모니와 이탈리아의 꾸르마이에를 잇는 11.6Km의 이 긴 터널 덕분에 예전에 자동차로 반나절 걸리던 거리를
50분 거리로 단축하게 되어 상당히 많은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얼마전에 이 몽블랑 터널에 화재가 나서 참사로 이어졌던 불행한 사건도 있었지요.
그래서 차간 거리를 100미터를 유지하지 않으면 차단막이 내려와서 운행을 하지 못하게 하는 시설을 만들어서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화재가 나도 크게 확산되지 않도록 방지한다고 해요.
차를 한대씩 순차적으로 통과시키기 때문에 입구는 항상 막힌다는 부작용이 생겼답니다. ㅎㅎ
환경보호차원에서 에어컨도 끄고 달리는 몽블랑터널을 빠져 나와 꾸르마이에 시내가 내려다 보입니다.
발 베니(베니 계곡)으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내다 본 꾸르마이에 시내예요.
좀 있다 트래킹을 마치고 돌아볼 예쁜 도시예요.
햐~~ 산은 보라색.. 물은 맑아서.. 산자수명이라 했다는데..
켜켜이 회색의 종류를 다 보여주는 멋진 산이 눈앞에 보이니 절로 탄성이 흘러나옵니다.
자 여기서부터 오늘의 뚜벅 시작!!
오늘은 어머니도 같이 산길을 걸으시겠답니다.
조금 걱정은 되지만,
지난 2일동안 이곳에 적응도 잘 하시고, 산 풍경도 궁금하실것이니 김이사님께 잘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리면서
계곡을 따라 오늘도 힘찬 발!걸!음!
그런데 여기도 이미 꽤 높은 곳인가봐요.
조금만 빨리 걸어도 숨차고 힘든 것이..
알고 봤더니 거의 2000미터 고지에 가까웠답니다.
평평해서 낮은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군요.
아침해 등에 업고 그림자 놀이도 해보고..
뒤따라 오시는 어머니 모습도 한번 담아보고..
허이구.. 이 사진을 보니 어제 디톡스가 확실히 된게 맞나봐요.
볼에 광이 번쩍번쩍 나는 거 저만 느꼈나요? ^^
아름다운 베르네 맑은 시냇물이 넘쳐 흐르네..
여기는 베른은 아니지만.. 발 베니이지만.. 맑은 물이 흐르는 멋진 계곡을 보니
노래가 나도 모르게 흥얼흥얼 흘러나옵니다. ^^
물이 흘러오는 것도 예쁘지만, 흘러가는 모습도 기가 막히는구나..
어머니와 함께 이번 트래킹에 온 사람이 저 혼자가 아니었어요.
또다른 어머니와 아들팀의 아드님..
어머니는 산행을 즐겨하셔서 산행의 고수인데, 이 아드님은 아직 초보예요. ^^
그래서, 저랑 발걸음 속도를 맞춰서 걸었답니다.
걸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참 많이 하게 되었어요.
아직은 어린 이 친구의 고민을 듣고 얘기를 나누던 그 시간이
제게도 이 친구에게도 인생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런 강한 태양에 맞서고 어깨에는 무거운 짐을 지고, 험한 산길을 뚜벅 뚜벅 멈추지 않고 가는 인생길...
힘들어 보이지만..
멋진 길...
축복 받은 길..
힘들어 하실까봐 내심 크게 걱정했는데,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 길지 않고, 천천히 따라오셔서 그런지
아주 훌륭하게 잘 걷고 계시는 어머니의 얼굴이 점점 환해지십니다.
눈을 들어 시선을 주는 곳 마다 그림입니다.
어떤 사물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마술을 가진 것이 아침햇살인가 봅니다.
아침빛에 반짝이는 풀잎의 영롱함에 취해 가는 내내
탄성을 연발하고 있었습니다.
호수공원 산책길에 만나던 햇살 머금은 풀들을 여기서 또 만나는 듯 반가웠습니다.
내내 길동무가 되어 준 지호군 고마웠어요. ^^
시선을 들면 확 트이는 시원한 경치가 나를 기쁘게 하고요.
고개를 숙이면 발아래 피어 있는 꽃들과 풀들이 반갑게 미소를 지어줍니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산에 오면 살아나는 본능.. 탑쌓기 본능...
어렸을 때 모두들 블럭쌓기 놀이를 하며 놀아서 그런가요? ^^
졸졸졸 시냇물도 건너고.. 이 시냇물도 빙하가 녹아서 흘러내리는 거지요?
완만하기는 하지만 아직도 계속 가야하는 오르막길..
다행히 어머니는 힘도 별로 안들어 하시고, 얼굴 표정이 점점 좋아지십니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하십니다.
그야말로 비단길 꽃길 맞습니다.
목장인가봐요.
소떼를 만났는데, 이놈들이 비켜줄 생각도 없고,
우리에게 관심 자체가 없네요. ㅎㅎㅎ
빙하 시냇물을 옆에 두고 여기서 한참을 노닥거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신을 벗고 발을 담그니..
척추를 타고 머릿골을 따라 정수리까지 쨍 하고 냉기와 맑은 기운이 전해집니다.
바위 채송화가 따가운 햇살을 즐기며 피어있습니다.
최이사님이 가르쳐준 꽃 이름.. 까먹었.. ㅠㅠ
하지만, 하얗고 기품있는.. 꽃잎에 가닥가닥 잎맥이 다 드러나는 투명함.. 흠..
다시 길을 떠납니다.
흐드러졌던 꽃들은 많이 시들었지만 아직도 늦게 핀 꽃들이 웃고 있는
비단길 꽃길도...
이젠.. 길어도 너어무 길다 ..
길을 걷기가 좀 지루해졌습니다.
마침 이때.. 간판이 하나 나타나고..
왠지 간판을 보면 인증샷 본능이 살아나서.. 본능의 부르심을 받잡습니다. ^^
그리고, 휴식시간..
모녀는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놀이를 시작합니다.
스위스 처녀 하이디를 이탈리아에서 찾다니.. 뭐 좀 웃기긴 하지만..
어차피 나도 스위스 사람도 아닌걸요 뭐 ㅎㅎ
산장에서 부터 목에 감고 온 빨간 레이스 손수건을 펼쳐
남들이 쳐다 보거나 말거나 웃고 떠들고 찍고.. 라이브 쇼의 순간입니다. ㅎㅎ
캬~~ 정말 신나게 놀아봤습니다.
이제 또 걷기 시작 ^^
하지만 이번에 이 고갯마루를 넘으면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드는 내리막길이 펼쳐지고
저기에서 우리는 맥주를 마실거랍니다.
메종 비엘 산장이예요.
예쁜 이 창문으로 세상을 내다보면 뭐든 다 예뻐 보일 것 같아요.
산장 앞 계단에 무심히 피어있는 마가렛이 바람에 조용히 흔들립니다.
꽃그림자도 따라 흔들립니다.
산장에서 맥주를 마시려던 계획은 아쉽게 무산이 되고..
케이블카를 타러 갑니다.
이제 돌로네와 꾸르마이예를 둘러 볼거예요.
먼저 돌로네의 천년된 골목길입니다.
저기 벽돌길이랑 건물들이 천년전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해요.
동화책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습니다.
모퉁이를 돌면 알퐁스 도데의 '별'에 나오는 스테파네트 아가씨와 목동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을 지도 몰라요. ^^
여기는 강건너 꾸르마이에입니다.
강 하나 건넜을 뿐인데, 1000년 세월이 훌쩍 흘러버렸습니다.
여기는 세계적인 휴양도시래요.
특히 노인들이 많이 와서 한달씩 머물다 가는데,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다네요. ^^
아니나 다를까.. 즐비한 쇼핑센타에 진열된 상품들의 가격이 제법 합니다. ^^
하지만, 샤모니의 중심가와는 좀 다른 분위기..
역시 이탈리아는 활발하고 정열적인 느낌입니다.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은 상점들을 좀 둘러보구요.
맨날 산만 타다가.. 쇼핑을 하려니.. 적응이 좀 어렵습니다. 허허허
그래서
'KIA'마크가 반가운 카페에서 음료수 한잔 하고 수다 삼매경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하늘에서 빛내림이...
내일의 여정도 멋질것이라 마구 축복을 내려줍니다.
내일은요..
완전 멋진 곳을 갑니다.
4810미터 몽블랑 꼭대기에 놓여진 곤돌라를 타고.. 만년설 빙하를 만날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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