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행이 점심을 먹는 동안 주변에서는 패러글라이드를 날리느라고 여러 젊은이들이 부산하게 왔다갔다 합니다.
브레방 산장의 창가에는 누가 심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창틈에 모여있는 흙을 양분삼아 보라색 야생화가 오렌지색 이끼와 어울려 피어있습니다.
점심을 다 먹은 후 또 코스 선택의 시간..
가이드님의 설명이 끝나자 마자
당연한 듯이 난코스로 접어드시는 일행들..
락 브레방 (브레방 호수)를 감상하고 내려가시겠다고 합니다.
네네..
멀리 보이는 저 쪼끄만 호수를 향해 출발~!
이제 나도 진격의 무리에서 뒤떨어지지 않을테야 하고 열심히 걸음을 재촉합니다.
벼랑끝 유신약사.. 흠... 쫌.. 멋지구리...
어라.. 내려가는 길이 또 좀 예사롭지 않은걸요..
바위를 타고 길이 없어 보이는 길로 타박타박..
무릎에 주어지는 부담이 꽤 됩니다.
내려갈수록 커지는 락 브레방입니다.
보이세요?
바위틈에 머리 숨기고 엉덩이만 보이고 있는 녀석들이요?
양들이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예요. ^^
쨍한 햇볕을 피해서 머리만 그늘에 두고 '영구 없~~다!!' 하고 있는 거죠. ㅋㅋ
햐~~~ 내려왔더니 이렇게 큰 호수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 보니 우리 일행이 아무도 없는 겁니다.
헉!!
이쪽이 아니라는 청천벽력이..
호수를 따라 시계방향으로 가야했는데, 나혼자 반시계방향으로 갔던거...
저 혼자만 이쪽편에서 헤메고 있었어요. ㅠㅠ
다시 빙 둘러 일행을 찾아서.. 남들 보다 느린 걸음을 걸어 가는 동안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앉아서 노래자랑이라도 했을까요?
아.. 멀다.. 제대로 찾아온 방향에서 본 락 브레방입니다.
제대로 찾아 왔다고 휴.. 한숨 쉬는 순간
다들 다시 출발을...
그래..
갑시다 .. 가요~~~ ㅠㅠ
몽블랑을 가장 가까이에서 예쁘게 볼 수 있다는
또하나의 뷰 포인트.. 벨라샤 산장을 향해 출발~!
근데 참... 길 떠나는 님들의 뒷모습이 어찌 저리 예쁜지..
날이면 날마다 오는 맑은 날이 아니람서..
이렇게 깨끗한 풍광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는 진 풍경이람서...
몽블랑 산신령님도 사람을 알아본담서요...
감사합니대이~~ ^^
날아가는 기분으로 신나는 퍼포먼스 한번 해 주시고요. ^^
좀 짧고 굵어서 보시는 분들 한테는 살포시 미안합니대이~ ^^
작렬하는 태양을 잠시 피해 벨라샤 산장에 들어가
시원한 아이스티를 한잔 마셨습니다.
월드투어캠프 박대표님께서 지친 우리 일행을 위해 쏘셨어요. ^^
감사합니다~!^^
벨라샤 산장에서 가이앙 암장으로 내려가는 길 시작입니다.
있죠.. 그..
모굴인가요?
스키 종목 중에 계속 볼록 볼록한 눈덩이 위로 작을 에스자를 그리면서 내려오는 게임...
그 종목 생각났어요.
계속 에스자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가파르게 내려오는 코스가 그 후로도 오랫동안 계속이예요.
2000미터 부근에는 큰 나무가 없이 작은 관목만 주욱 이어져 있구요.
아마도 알핀로제이겠지요?
그리고, 당귀처럼 보이는 꽃들이랑.. 이름 모르는 꽃들이 이제는 시든 모습으로 쫘악 피어있었어요.
7월초에 야생화들이 만발하다고 하는데,
그 때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왜? 또 하는 거니..ㅠㅠ
한참을 내려와서 이제는 관목지대가 사라지고
나무들이 키가 커지기 시작합니다.
산의 고도에 따라 식물 분포대가 달라지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 있었네요. ^^
이런 이끼가 자라는 나무 그루터기들이 군데군데 있고,
폭신폭신한 낙엽이 깔려있는 숲그늘길에 들어오니 정말 몸과 마음이 행복합니다. ^^
태양밑에서 땀 흘리고 힘들었다가
한번에 다 보상받는 기분이예요.
계속 이렇게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숲길을 걸어
가이앙 암장으로 내려오는 길은.. 멀어도 행복했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땀을 많이 흘렸는데요.
그런데,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나서 저는 좀 특이한 경험이랄까? 느낌을 느꼈습니다.
뭐냐면.. 내 몸의 독소가 많이 빠져 나간 것 같은 시원하고 가벼운 느낌이예요.
어제보다 훨씬 심한 땀냄새가 나면서.. 어딘지 모르게 가뿐해지며
근육통도 많이 사라진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후에 휴식을 취하니..
정말로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느낌이었지요.
산과 태양과 숲과 걷기는..
우리 몸에 참으로 보약인가 봅니다.
내일은 몽블랑 터널을 통과하여 만년설 쌓인 얼굴의 반대편 산 기슭을 걷게 됩니다.
이탈리아의 발베니 계곡인데요.
꿈처럼 아름다운 비단길이 펼쳐지지요.
곧 보여드릴테니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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