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래킹/아름다운 알프스 트래킹

알프스 미봉 트래킹 (융프라우, 마터호른) 5... 피르스트 트래킹 오전

유신약사 2016. 8. 23. 19:45

트래킹 둘쨋날 .... 2016년 8월 9일 화요일 오전

트래킹 시간 .... 일찍 일어나 케이블카 타고 높이 높이 올라가  2시간 정도 오르막... 점심식사 후 주욱 내리 6시간 내리막

트래킹 코스 .... 케이블카로 피르스트 전망대로 이동(2,200m) 플라이워크와 클리프워크 걸어보기 - 바흐알프호수(2,265m)까지 오르막 꽃길 - 사과 하나 먹고 힘내고 호수 주변을 걸어서 다시 오르막 1시간 - 파울호른 (2,686m)에서 점심식사 -

봉우리를 따라 주욱 트래킹... 파울호른 (2,686m) - 라우처호른 (2,230m) - 쉬니케플라테(2,068m) 6시간 (이건 다음편 코스)이라고 난 생각해요.

쉬니케플라테에서 기차로 빌더스빌 역으로 이동 (50분) -빌더스빌에서 인터라켄 오스트역 (5분)- 인터라켄 강촌식당 저녁식사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그린델발트로 기차이동



어제 오후 하산길에 아이거 북벽을 올려다 보니 구름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예상대로 기상 예보에 비가 있습니다.

젖을 것을 대비해서 신발은 목이 낮은 것으로 신고, 카메라는 DSLR은 두고 미러리스만 챙겼습니다.

배낭안의 짐들은 모두 비닐로 꽁꽁 싸고, 우산과 우비와 오버트라우져도 잘 접어서 고이 배낭에 넣습니다.

최이사님은 오늘 비가 오면 케이블카 여행만 할 수도 있고, 비가 덜 오면 트래킹을 할 예정이라고 하시네요.

정상에서 점심 먹을 때 뜨거운 국물이 먹고 싶어질 수도 있으므로 라면도 챙겨 오라고 하십니다.











짐 챙겨 나오는 길에 달팽이가 뾰족뾰족 나와 있는 걸 보니..

비가 오긴 할건가 봅니다.

그런데... 이 동네는 달팽이도 때깔이 황홀하네요... 우와...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으믄... 맛이... 있.. ?? ^^;;

(저.. 남해딸내미.. 저렇게 생긴건 다 고둥처럼 느껴져서 삶아 먹고 싶어진다는... 헤헤)









오늘 걸어갈 길은 인터라켄의 동쪽에 있는 브리엔저 호수를 병풍처럼 막고 있는 봉우리들의 능선을 따라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어제에 비해 3배 이상 멀게 보이쥬? 딱 봐두?








어제는 모자를 다 벗고 활짝 웃어주던 아이거북벽이 오늘은 커튼을 드리우고 숨었습니다.








그린델발트 역앞의 'COOP'이 있던 쇼핑센터에서 골목으로 좀 더 걸어가면

피르스트 전망대에 올라가는 로프웨이 승강장이 나옵니다.

그 길을 따라 쇼핑의 거리가 조촐하나마 형성되어 있어서.. 명품 편집샵도 있고.. ㅎㅎ 가는 길이 나름 재미있어요.









케이블카를 타고 30분 정도를 올라갑니다.

내려다 보는 풍경은 모두 그림입니다.








언덕배기 경사에 지어 놓은 저런 집에서 하이디는 별을 보고 잠이 들었을까요? ^^








우리는 케이블카에서 그동안 했던 여행의 추억이며, 앞으로의 계획이며를 쉴새없이 이야기 하다가

결국 여행종교 "샤랄라 종교"를 만들기로 합니다. ㅋㅋㅋ

세계에 우리의 족적을 다 남기고 즐겁게 여행하며 살기로 약속합니다. ^^

여행 왕언니가 계셔서 교주님으로 모시구요. ^^








꺄르르 꺄르르 웃는 사이에 어느새 피르스트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높이 올라왔더니 구름이 더욱 가까이에 있는 것 같습니다.








피르스트는 First... 즉 하늘 아래 첫 마을이라는 뜻이래요.

까마득한 하늘아래 첫동네.. ^^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요? ^^








우와~~ 피르스트 전망대에 가면 이렇게 플라이워크가 있습니다.

저끝에 서면 강화유리바닥을 밟고 서게 되어있어서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 듭니다.... 만..

아... 전 정말... 약간의 고소공포증... 무서워서 다리가 후덜덜...









줄서서 한사람씩 포토 포인트 ^^

건너편에 아이거 북벽도 보이고, 어느 것은 슈렉호른 어느 것은 베터호른이라 하는데..

이름을 불러도 자기라고 손들고 대답하지 않으니.. 누가 누구인지... ㅠㅠ








저 멀리 빙하가 내 품으로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절벽끝을 돌아서 걸어보는 클리프 워크... 여기도 바닥이 숭숭 뚫린 철망위를 걷는거라서요.
손에 땀 좀 났습니다. 어흑..
나와서 보니 더 까마득하네요... 우와..






클리프워크를 빠져나온 우리는 이제 본격적인 트래킹을 시작합니다.

마음으로 빌었습니다.

비야 어서 지금 쏟아져라...

그래야 안 걷고 다시 케이블카 타고 내려가지.. ^^ ;;

사실 전.. 흑흑.. 걷는 게 좋아서 따라나선 여행이 아니지 말입니다!!

사진찍기가 목적인데.. 걷는 거.. 무섭지 말입니다~~~








비...가... 안옵니다...

걷기... 시작했습니다.. 어흑..







잠깐 걸었는데 또 금방 쑥 올라오고.. 뒤돌아본 풍광이 달라집니다.

햐... 걷는 것이 점점 좋아지...면... 안되지만.. 좋아질라고 합니다. ^^








그렇지만... 앞을 보니 또 까마득할세.. 엉엉

초입부터 엄살만발입니다. ^^








길가에 염소랑 소들도 정겹고








먼저 길을 가는 동행님들도 아름답습니다.








꽃천지에서 눈을 들어보면 저 멀리 베터호른과 슈렉호른.. 아직도 구분은 못하는.. ㅠㅠ

어차피 구름에 가렸으므로.. 짐작만 하여도 된다고 혼자 위로하구요. ㅋㅋ








저기 아래 집에는 사람이 살아요.

저 집 꼬마들에게 신라면 한봉지를 건냈더니 얼마나 신나하던지 ^^

갑자기 애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집안으로 사라졌어요. ^^

저만큼 가다 돌아보니... 집안에 있던 누나를 데리고 나왔어요.

에구.. 누나를 데리러 간 줄도 모르고 우리가 자리를 떠버려서 그 누나는 빈손으로 들어갈 수 밖에.. 아쉽다..









아... 모든 상념이 지우개로 싹싹 지워지는 망각과 치유의 의자...







의자에 잠깐 앉았다 일어나니 사방이 꽃천지 입니다.







구름이 있어서 오히려 시원하고 좋습니다.







노란 화살표를 이정표 삼아서 길을 재촉합니다.








구름속의 산책은.. 아마.. 이 순간을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







길가의 꽃들이 손짓을 해서 발걸음을 쉽게 옮길 수 없습니다.

꽃이 꽃을 찍고 있네요.. ^^ 꽃 셀카? ^^







금강초롱일까요?






장구채?






히야신스???? ㅋㅋ







꽃들에게 눈과 마음을 홀려가며 옮기던 발길은 어느새 우리의 1차 목적지 바흐알프호수를 눈앞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날이 맑으면 베터호른과 슈렉호른의 반영이 아주 아름답다고 하는데..
오늘은 반영을 보기에는 좀 어려울 것 같네요.. 참 아쉽습니다만...







이제 제법 떨어지는 빗방울을 걱정하며 배낭을 커버로 감싸고 또 걸음을 옮깁니다.







인증샷 하나 남기구요.







저 호수에 산그림자가 어리어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 저 모습으로도 너무나 감동적으로 아름답습니다.

내 두발로 걸어오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감동이지요.

이 호수는 피르스트 전망대에서 멀지 않으니 케이블카 타고 와서 이 호수만 둘러보고 가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바흐알프 호수 주변의 꽃들은 어찌 이리도 튼실 장대한지요.

기백이 느껴집니다. ㅎㅎㅎ







2차 목적지 구미휴테 무인산장입니다.

무인이라도 자판기 하나쯤... 없어요. ㅎㅎㅎ








돌아보면 또 그림이 마음을 흔들고,







쳐다보니 또 가슴이 설레고..






뎅그렁 뎅그렁 워낭소리를 내며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들... 이런 모습은 참.. 스위스다운 광경이지요.







많이 올라왔나봐요.

만년설이 있어요.

눈을 밟고 신나는  한때를 보내고







조금만 더 가면 점심 먹을 수 있다며 걸음을 옮깁니다.






흐린 날의 운치... 빛이 곱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초록이 주는 안정감..






꽤 많이 걸어서 도착한 능선







아 보라색 비로도를 연상시키는.. 너무 오래된 단어인가요? 비로도? ^^ ㅋㅋ

아름다운 이 꽃이 피어있는 언덕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습니다.








무려... 너구리에 김치를 넣고... 달걀도 풀고....소세지를 삶아서..

꾸울꺽

캬... 잊지못할 소울푸드 하나 추가요~~~ ^^

만년설이 펼쳐진 곳에서...우와...







점심먹고 힘내서 우리는 또 꽃길을 걸어 걸어 갑니다.

온 것보다 2배는 먼 길을...

비를 철철 맞으며...

눈물의 우중 산행기... 궁금하시죠?

내일 또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