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래킹/아름다운 알프스 트래킹

알프스 미봉 트래킹 (융프라우, 마터호른) 6... 피르스트 트래킹 오후

유신약사 2016. 8. 24. 13:06

트래킹 둘쨋날 .... 2016년 8월 9일 화요일 오후

트래킹 시간 .... 맛있는 샌드위치와 라면으로 점심식사 후 계속 내리 6시간 내리막 빗길

트래킹 코스 .... 아름다운 피르스트에서 바흐알프 호수를 거쳐 주욱 올라가서 파울호른 (2,686m)에서 점심식사 - 봉우리길을 따라 트래킹... 파울호른 (2,686m) - 라우처호른 (2,230m) - 쉬니케플라테(2,068m) 6시간 이상 ㅠㅠ 쉬니케플라테에서 기차로 빌더스빌 역으로 이동 (50분) -빌더스빌에서 기차 환승 인터라켄 오스트역 (5분)- 인터라켄 강촌식당 저녁식사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그린델발트로 기차이동


이번 트래킹 여행 중 유일하게 비를 맞은 날입니다.
우중 산행시에는 반드시 비옷을 입고, 하의도 오버트라우져를 겹쳐 입어야 습기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구요.
길이 많이 미끄러워지니 한발자국이라도 조심해서 걸어야 합니다.


따뜻하고 매콤하고 짭쪼름한 국물을 훌훌 들이키고 나니 이제 뱃심이 두둑히 생기는 것 같습니다.







구름이 뭉게뭉게 심상찮게 피어오르는 길을 이제 떠나봅니다.








막내야 어여와~~

네 ^^ 헤헤








저 구름 너머에 베르너 오버란트 산군의 장엄한 파노라마가 펼쳐져 있을텐데...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건 그냥 초록의 꽃핀 동산...








그렇다면, 꽃동산을 즐겨주마...








후두둑 후두둑 빗방울이 굵어집니다.









날이 맑았다면 제기스탈 호수가 보였을 것인데.. 그져 우리 눈에는 구름만 안개만..

그래도 이 분위기 참 좋습니다.








저기 골짜기 아래에 멘들레넨 산장이 보입니다.

혹시, 맥주 한잔 하고 가지 않을까?^^







괜한 기대를 하고 내려가 보지만, 그냥 휙 ㅠㅠ

이 산장에서는 숙박이 가능하다고 써 있었어요.

조식포함이구요. 한 6만원정도? 흠.. 좋은데요? ^^








아 바윗길이 시작됩니다.

한동안 계속되던 이 바윗길 양쪽으로는 노란 꽃들이 정말 지천으로 피어 있었어요.

비오고, 바람불고, 춥고, 일행은 안보이고... 그러는 바람에 제가 사진을 못찍었어요.

어찌나 아쉽던지...

초록의 꽃밭도 좋지만 바위틈 가득 메우고 있던 여러가지 종류의 그러나 색깔은 한가지 노란색...

참 장관이었어요.

만약에 날이 맑았으면 산너머로 시선을 뺏겨서 그냥 놓쳤을 지도 모르는 노란색의 물결이

흐렸던 이날에는 제 맘에 와서 가만히 자리를 잡았답니다.








바람이 세어지기 시작합니다.

앞사람의 등을 방패삼아 우산을 부여잡고 한발씩 조심조심 새색시 걸음으로 산길을 걷습니다.








바람을 조금 막아주는 바위뒤에 옹기종기 모여서 막내야 어서와 하시는 동행님들







우리 여기서 따뜻한 물 한잔씩 먹고가자.

사탕이며 초콜렛을 꺼내어 나눠 먹으며 아직 도착전인 일행을 기다립니다.








우산아래에서 비를 맞으며 걸어온 길을 돌아봅니다.









다시 힘을 추스리고 서로를 격려하며 길을 갑니다.








많이 내려온 것 같습니다.

나무들이 키가 커졌거든요. ^^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키큰 나무가 없어요. ^^








정애언니 레인보우 우산 맘에 들어요. ^^









구름커튼 너머 융프라우와 아이거가  여전히 우뚝 솟아있겠지요?








먼곳에 시선을 두지 않으니 발밑 돌틈에 피어있는 바위솔 꽃이 무척 예쁘게 눈을 사로잡습니다.








미끄러워보이는 흙길에서는 길 옆의 풀을 밟으며 갑니다.








한발 한발 앞사람만 보며 조심스런 발걸음을 하던 우리에게 최이사님이 손짓을 하십니다.

몇발짝 길 옆으로 옮겨가보니 꺄아~~~

깎아 지른 산위 절벽위를 우리는 걷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브리엔저 호수가 내려다 보이고 뭉게 뭉게 산을 감싸는 운무...

이번 생에 다시 저런 광경을 볼 수 있을까요?








한동안 계속되던 저 풍경을 보며 음...

제 마음 가운데에 뜨거운 것이 솟았습니다.

감사한 많은 것들이 머리에 떠올랐고,

크게 숨을 쉬며 한걸음 한걸음 기도의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예쁘게 바위에 이런 꽃들이 자리를 잡았는지.. ^^









끝날 것 같지 않던 빗길의 마지막에는 이렇게 쉬니케플라테 식물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금 덜 피곤하고 비가 좀 덜 왔더라면 아마도 전 여기서 천국을 보았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꽃천국 쉬니케플라테 식물원은

다음에 또 꼭 다시 와야할 이유가 되어 제 마음에 자리 잡았고...

이제 여기서 기차를 타고 하산할 시간입니다.



화장실에서 너무 오래 지체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놓칠 뻔 했지만,

저 대신 배낭을 들고 기차까지 와주신 고마운 언니 덕에 (현숙언니? 정애언니?) 겨우 탈 수 있었던 빌더스빌행 기차...

나무의자가 예뻣던 그 기차를 타고 오손도손 간식을 꺼내먹으며

젖고 지친 몸을 추스려 인터라켄으로 저녁식사를 하러 갑니다.



그린델발트에 비해 너무나 대도시 같았던 인터라켄에서 철철내리는 비를 맞으며 걸어걸어 저녁을 먹으러 가면서

이러저러 투덜거리기도 했고, 너무나 비싼 식사값에 놀라기도 하며

기차시간이 다 되도록 나타나지 않는 일행을 기다리며 가슴졸이기도 하고....

그렇게, 길었던 우중 산행의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여행에서 만나는 비는...

참 달갑지 않은 손님이지만...

또, 그 비 덕분에 시선을 내 마음으로 돌려서 이런 저런 생각도 정리해 볼 수 있고,

동반자들과 이런 저런 도움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관계가 더 좋아지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 쉽지 않았던 하루를 이제 접고 지친 몸을 쉬러 갑니다...

그리고, 그래도 계속 감사의 느낌은 제 마음에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내일은 인터라켄에서 짐싸서 체르마트.. 그 유명한 체르마트로 버스타고 갑니다. ㅎㅎ

기대 만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