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열 이틀째 ...2024년 6월 15일 토요일
여행 일정 ... 오전내내 버스를 타고 몬세라트 수도원까지 이동 미슐랭식당 Abat Cisneros 에서 점심식사 후 산 미구엘전망대까지 왕복 트래킹 후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이동 밤 비행기로 인천공항까지
즐거운 날이 정말 순식간에 다 지나가고,
이제 짐을 꾸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대단히 운이 좋게도 여행 내내 날씨가 쾌청하여 야외 활동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상태에서 즐겁게 모든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고, 초등학생인 우리 서안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신나게 잘 따라와 주어서 이번 우리팀 여행은 아주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되는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버스만 타면 비가 내리는 신기한 현상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약간 흐린 날씨에 타바스칸을 출발한 우리는 4시간 정도 길을 달려 바르셀로나에서 1시간 정도 북서쪽으로 떨어져 있는 몬세라트 수도원으로 향했습니다.


몬세라트는 석회암 봉우리가 마치 톱니처럼 뾰족뾰족하게 서있는 1,236m의 산입니다.
석회암이 그 옛날에 바다에서 부터 쑤욱 융기하여 높은 봉우리가 되었는데,
세월이 무수히 흐르면서 풍화 침식에 의해서 지금의 동글동글한 바늘 기둥모양으로 깎여서 만들어진 산입니다.

이 몬세라트의 봉우리들을 보고 저 위대한 건축가 가우디는 영감을 얻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세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몬세라트 수도원은 9세기부터 이 산에 세워져서 증축과 개축을 계속 하다가 1811년 나폴레옹의 군대에 의해 파괴되고, 많은 수도사들도 죽임을 당하는 수난을 겪게 됩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19세기 중반부터 다시 재건에 들어가 20세기 초반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고 수도사들도 많이 모여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베네딕토 수도회의 수도원으로 수도사들 80명 정도가 기거하고 있는데,
바실리카 대성당의 검은 성모상과 13세기에 처음 만들어진 세계 3대 소년 합창단 중의 하나 로 손꼽히는 '에스꼴라니아 소년합창단'이 유명합니다.
에스콜라니아 소년합창단의 공연은 토요일에는 쉬고, 또 방학기간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미리 일정을 잘 알아보시고 가셔야 하는데요. 우리가 갔던 날은 글쎄 토요일이었지 뭡니까...

검은 성모상은 880년에 몬세라트산의 한 동굴 Santa Cova 에서 발견이 되어
다른 곳으로 옮기려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아서
그냥 몬세라트 산에 두고 성당을 지어 모셔두고 있다고 합니다.
교황 레오 13세가 이 검은 성모상을 카탈루냐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다고 하는데,
이 검은 성모님이 손에 들고 있는 구슬을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아픈 곳이 치유되고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이 검은 성모상을 만나려고 하는 줄이 아주 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문화적, 종교적 체험은 잠깐 미루어 두고,
감각적, 명상적 체험을 하기로 합니다.

바로바로 맛있는 미각을 채우는 점심식사와
걷기 명상인 산 미구엘의 십자가까지 걸어갔다가 오는 체험이지요.

동굴식당의 한쪽벽은 이 몬세라트의 바위 입니다.
진짜 바위냐고 물어봤다가 약간 혼남 ㅎㅎ
그리고, 갑자기 실내에서 사진을 찍어서 그런지, 전부 흔들려서 사진이 엉망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ㅠ

식사는 무려 6가지의 에피타이저 요리를 시작으로, 본식 1가지와 디저트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미슐랭 식당이라서 그런지 이런저런 실험적인 요리가 많이 나온 느낌이었습니다.












13일간의 먹고 걷고 웃고...여정의 방점을 찍는 식사 명상이었습니다.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서 산 미구엘의 십자가를 보러 갑니다.


그런데, 몇발짝 못가서 우리는 유명한 조각상을 만납니다.

세인트 조르디는 용과 싸워 이겨 공주를 구출한 용맹의 기사로 유명한 카탈루냐의 수호성인입니다.
이 조각상은 스페인의 현대 조각가 호세 마리아 수비라치 (Josep Maria Subirachs)의 작품인데,
이 조각가는 파밀리아 사그라다성당의 수난의 파사드를 조각한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이 조각은 음각으로 새겨져서 조각상을 쳐다보는 사람이 어디에서 쳐다보든 눈이 마주치게 되고,
그 사람이 움직여도 눈이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이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서 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를 향해 달려갑니다.
공항을 향해 가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고,
다음에는 어디로 가는 비행기를 탈 것인지를 의논하고
숨가쁘게 걷기만 했었지만
그 어떤 여행보다 마음과 몸에 좋은 에너지를 많이 채운 시간이었노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마도
돌아가면 다시 고단하고, 지루한 일상이 시작되겠지만
스페인에서 길을 걷고, 산을 오르며 차곡차곡 만들어 간
몸과 마음의 근육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잘 지낼 수 있겠지요.
바르셀로나 공항은 덥고, 복잡하고, 시끄럽고, 공기가 탁했습니다.
마치, 이제부터 우리가 돌아가야할 세상은 이런 곳이라는 경각심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웃음을 잃지 않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아왔습니다.
그러했듯..
우리의 앞으로의 일상에서도 건강하고 안전하고 신나게 앞으로 나아가겠지요.
그러다가. 다시
우리는 짐을 싸고, 길을 나설 겁니다.
새로운 에너지를 채우기 위하여!!
그날 까지 안녕히~
지나가이드님, 미겔가이드님, 박혁수대표님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사랑둥이 서안이도 고마웠어~
'해외 트래킹 > 스페인 북부 트래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티아고 순례길과 피레네 산맥 트래킹 ... 12 알트 피레네우 타바스칸 지역 또 하나의 호수 에스타니 데 마스카리다 (2) | 2024.07.12 |
---|---|
산티아고 순례길과 피레네 산맥 트래킹 ... 11 알트 피레네우 타바스칸 지역의 두 개의 호수 (0) | 2024.07.11 |
산티아고 순례길과 피레네 산맥 트래킹 ... 10 오르데사 국립공원 토를라 마을 주변 트래킹 (1) | 2024.07.10 |
산티아고 순례길과 피레네 산맥 트래킹 ... 9 오르데사 국립공원 말꼬리폭포 트래킹 (2) | 2024.07.09 |
산티아고 순례길과 피레네 산맥 트래킹 ... 8 루고에서 오르데사 국립공원까지 버스 여행 (0) | 2024.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