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래킹/뚜르드 몽블랑 트래킹여행

샤모니 몽블랑 (뚜르드 몽블랑, 알프스 트래킹) 5 ...8월 10일 트래킹 둘쨋날(2)

유신약사 2015. 8. 21. 15:17

쏟아지는 햇빛을 받으며

락 블랑 호숫가의 점심을 맛있게 즐겼습니다.

 

쇠라의 그림 '그랑자드 섬의 일요일 오후'보다 훨씬 더 멋진 여유를 맛보고

또 다시 걸음을 재촉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락 블랑 호수를 출발하여 플레제르 산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케이블카로 내려가든가

숲길을 걸어 내려가면서 꽃이 예쁜 샬레 플로리아에서 커피 한잔을 즐기는 코스로 진행된다고 하네요.

 

오르막을 다 올라왔으니 이제 남은 내리막은 쉬울거라고 철없이 기뻐하며

밥심으로 무장한 다리를 움직여 봅니다.

 

 

 

 

 

 

 

한계절 피었다 지더라도, 이런 곳에 자리를 잡았으니 너는 참 좋겠구나 꽃아..

 

 

 

 

 

 

 

 

 

플레제르 산장이 어디일까.. 다같이 힘찬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샬레 쉐즈리 산장으로 올라 설 때 후들거리며 잡고 올라가던 계단을 통하지 않고

다른 길로 내려가게 되어 천만 다행인 마음입니다.

높은 곳은 무섭거든요. ㅠㅠ

 

 

 

 

 

 

 

내려온 곳을 돌아보니.. 까마득해 보입니다.

어허라 좋구나 훌렁훌렁 내려가자~~ ^^

 

 

 

 

 

 

 

쪼오기 머얼리 보이는 호수랑 산장이 우리의 1차 목적지 플레제르 산장입니다.

눈앞에 딱 보이니.. 엄청 가깝네요. ^^

훔홧홧.. 곰방 가겠구마~~!!

그러나... 저것이 무슨 신기루인것 마냥..

고개 하나 돌고, 한 굽이를 또 돌고 돌아도 계~~ 속 저 자리, 저 거리에 머물러 있을 뿐

도대체 가까워질 줄을 모릅니다.

워낙 큰 산이라.. 눈 앞에 보이는 곳이라도 실제 거리는 꽤 멀었던거지요.

 

 

 

 

 

 

 

 

또 보이네..

이제 좀 가까워 진거니???

 

 

 

 

 

 

 

뒤 한번 돌아보고.. 흠..

높이도 올라갔었군..

 

 

 

 

 

 

 

 

앞을 보니... 엇!!

너 왜 또 계속 그자리니???

 

 

 

 

 

 

 

 

 

 

프랑스 하면 닭!!

산기슭에서 만난 오골계!!

프랑스 국대자격으로 저를 영접하는군요. 꼬꼬댁 ^^

 

 

 

 

 

 

 

 

꽤 가까워진 플레제르 맞은 편에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보쏭 빙하예요.

그런데, 구름 속에서 빛 한줄기가 쫘악 내려와서

보쏭빙하를 비추는 현장이!!

햐~~ 멋져요~~!

 

 

 

 

 

 

 

 

드디어 플레제르 산장 가까이에 접근했습니다.

근데, 저 호숫가에 허여무리한 벌레삘 나는 물체가 점점이 박혀있는데, 뭘까요?

ㅎㅎ 양떼였어요.

800마리나 되는 양들이 물도 마시고 풀도 뜯고...

그래서 바닥에는 온통 양의 배설물이 똥글똥글.. 아~~~주 장관이었습니다. ^^

저렇게 눈앞에 목표지점을 두고도 걸어간 시간이 족히 20분은 되었을거예요.(걸음이 늦은게 아니고?? ㅋㅋ )

신기루가.. 사막에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ㅠㅠ

 

 

 

 

 

 

 

 

 

드디어, 점심 먹고 2시간을 걸어.. 락 블랑에서 플레제르 산장으로 안착한 후

다리를 쉬게 되어 몹시 기뻤습니다.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오늘도 하나 먹고 다시 힘을 냈습니다. ^^

 

여기서는 케이블카를 타도 되고, 숲길을 걸어서 꽃이 예쁜 샬레 플로리아로 내려가도 된다는 군요.

또, 역시 걷기를 택하시는 가열찬 일행들... 덕분에.. 저도.. ^^ 걷습니다. ^^

 

 

 

 

 

 

 

 

 

꽤 넓게 뻥 뚫린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산악 자전거를 탄 청년이 빛의 속도로 제곁을 스쳐 지나갑니다.

털털거려서 머리도 많이 흔들리고 엉덩이도 많이 아플듯 하고,

중심 잡기가 여간 어려워 보이지 않는데, 잘도 타고 내려가네요. ^^

 

 

 

 

 

 

 

 

맞은 편 보쏭 빙하쪽에는 구름과 햇님이 서로 세력다툼을 하며

멋진 스카이 쇼를 보여줍니다.

 

 

 

 

 

 

 

 

 

계속 신작로를 따라 가는 거이 아니였군요.

옆길로 접어드니 피톤치트 가득한 수천년의 숲이 우리를 맞습니다.

발밑은 낙엽으로 폭신거리고, 코끝을 간지럽히는 솔향이 가득한 천국의 길입니다.

걷기를 잘했구나.. ^^

라고, 아직은 웃지요. ^^

하지만, 이미 열나 빡센 산행 8시간째.. ㅠㅠ

나의 다리가 아직도 가볍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기분 좋은 습기로 가득한 숲을 걷습니다.

눈 돌리는 곳 마다 이렇게 이끼가 가득 자라고 있어서 더더욱 포근한 느낌입니다.

 

 

 

 

 

 

 

 

 

돌판에 가득 덮힌 이끼도 예쁘고,

 

 

 

 

 

 

 

 

나무 등걸에서 자라는 이끼도 예쁩니다.

 

 

 

 

 

 

 

이름도 모르는 빨간 열매도 시선을 끌구요.

 

 

 

 

 

 

 

마가목 빨간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갑니다.

한국이었으면 진즉에 털어서 술을 담갔을 거라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며 웃습니다. ^^

 

 

 

 

 

 

 

 

숲 사이로 떨어지는 저 빛이 이끼를 자라게 하는가 봅니다. 

 

 

 

 

 

 

 

 

숲이 짙어서 그런지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군요.

 

 

 

 

 

 

 

시야가 밝아지는 곳이 나타나니 저 아래 샤모니가 보이고, 맞은편 몽블랑 산들도 살짝 엿볼수 있습니다.

 

 

 

 

 

 

 

 

아까는 눈높이에서 보이던 산들이 저만치 높아진 것을 보니

많이 내려온 것 같습니다.

 

 

 

 

 

 

 

자작나무도 있네요. ^^

반가운 마음에 셔터를 눌러 봤어요.

 

 

 

 

 

 

 

아함 진정 거의 다 내려왔는가보다.

신나서 까불다가 헛!!

나무 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졌습니다.

하지만, 폭신한 산길이라 아무렇지도 않게 털고 일어나 발길을 재촉 하였지요.

돌아와서 보니..

무릎에 온통 멍이 들어있네요. ㅠㅠ

누군가가.. 알프스에 가서 UFC뛰고 왔냐고... ㅠㅠ

 

 

 

 

 

 

 

 

이러는 동안에 엇!!

꽃이 활짝 핀 길이??

뭔가 심상치 않네요. ^^

바로 샬레 플로리아에 도착한 것이었어요.

 

 

 

 

 

 

 

 

와우 퐌타스틱 합니다. ^^

이렇게 사시사철 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집에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나라에도 허브농원이나 식당같은 곳을 이렇게 꽃으로 장식해 둔 곳이 많이 있지만,

고된 산길을 걸어 내려오다가 이런 파라다이스를 만나니

완전 감동입니다. ^^

 

 

 

 

 

 

 

 

타샤 할머니가 울고 갈만큼 예쁘고 많은 꽃들이 피어있었습니다.

꽃 죽이기 선수인 저로서는 감탄만 할 뿐입니다.

사진으로 담는 것은 좋아하는데, 키우지는 못하는.. 이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어요. 저란뇨자.. ㅠㅠ

 

 

 

 

 

 

 

 

화장실도 이렇게 꽃길을 걸어 들어가게 되어있고..

세상에 이런 호사가 어디에 있으리.. ^^

 

 

 

 

 

 

 

 

유신이 어디있게~~요?

못찾겠지요?

꽃 속에 꽃이 숨어있으니, 어떤 것이 꽃이고, 어떤 것이 유신 약사인지 구분이 안갑니다. 쿨럭!! ㅋㅋ

 

 

 

 

 

 

 

 

 

노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한 병 마시고..

강원도 감자남자 최이사님이 그렇게 그렇게 커피를 마시라고 하셨건만

기어이 맥주를 마시고 말았다는 ㅎㅎ

근데요.. 여기는 맥주가 안시원해요.

우리나라처럼 셔언한 냉장고에 꽝꽝 얼렸다가 줘야 하는디.. 미적지근.. 암튼 그래도 맛있게 마시고..

다시 출바알~~

 

 

 

 

 

 

 

 

 

맥주마셔서 풀어져 버린 다리를 이리 저리 흔들어 가며 도착한 샤모니 시내

그냥 길 가의 집인데 그 앞에 이렇게 예쁜 파꽃(?)이..

아마도 관상용 파꽃(?)이겠지요?

 

 

 

 

 

 

 

 

 

드디어 버스가 다니는 신작로에 내려왔습니다. 어흑

이게 얼마만이여...

무려 11시간을 산에서 헤매다니...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철푸덕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서 이리 저리 몸을 꼬며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정말로... 이 때는..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어요.

다리는.. 이때까지는 잘 모르겠더니

산장으로 돌아오고 나서 잠깐 기절한 듯 잠을 자고 깨었더니.. 뻑적지근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엉엉

 

너무 힘들면 밥맛도 없다더니..

일평생 밥맛이 없어본 적이 없던 저인데.. 입맛이 딱 떨어졌지 뭡니까..

하지만, 억지로 한술 뜨고, 샤워하고 약물 처치를 엄청 열심히 했습니다.

체력이 안되면 약물로.. ㅎㅎ

 

바르는 겔 타입의 근육통 겔을 다리에 듬뿍 바르고,

자석파스와 동전파스를 다리의 혈자리 마다 붙이고...

 

그런데 희안한 것은.. 내일도 재미있는 산행이 기다리겠지 하는 기대가 생기는 겁니다.

몸은 고단해도 정신은 치유되는 좋은 일이 일어난 것 같았어요.

 

 

 

 

아... 내일은 브레방이라는 꼭대기 전망대로 올라가는 날이예요.

케이블카를 타고 2000미터가 넘는 곳으로 올라가서 트래킹을 시작한다니..

고산증이 올까, 산소부족이 올까.. 괜히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내일의 멋진 산행도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