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구일째 ... 2023년 6월 29일 목요일
여행 일정 ... 아침 일찍 로이커바트를 출발해 인터라켄까지 오전 내내 버스이동, 인터라켄 한국식당에서 점심식사, 라우터브루넨으로 버스 이동,라우터브루넨에서 벵엔까지 기차이동, 벵엔에서 멘리헨까지 케이블카, 멘리헨에서 클라이네샤이덱까지 파라다이스 트래킹 코스 트래킹,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아이거 글래쳐까지 기차이동, 아이거 글래쳐에서 그린델발트까지 케이블카 탑승, 그린델발트에서 다시 인터라켄까지 버스이동, 인터라켄에서 하더클룸 전망대까지 푸니쿨라, 다시 푸니쿨라타고 내려와서 버스타고 웨기스지역의 호텔까지 숨가쁜 동선
오늘은 먼~ 거리를 이동해야 되는 날입니다.
로이커바트에서 고개를 넘어 북쪽으로 걸어가면 인터라켄 지역이 나오는데,
이 코스는 걸어서는 가능하지만, 찻길이 없습니다.
차로 이동하려면 산맥을 둘러서 가야되기 때문에 거리가 아주 멀고 시간이 꽤 걸립니다.
우리는 오늘 인터라켄 지역으로 가서
유럽의 지붕이라 일컬어지는 융프라우와 뮌히, 아이거 세 봉우리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걷는
파라다이스 트래킹을 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스위스 남서부를 비잉 돌아서 인터라켄까지 갑니다.
인터라켄은 스위스 관광의 필수 코스 융프라우 요흐를 가려면 꼭 거쳐야하는 관문이기도 하고,
튠호수와 브리엔츠호수와 가운데에 딱 자리잡고 있어서 그 자체로 아름다운 곳이기도 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 입니다.
융프라우 요흐는 융프라우와 뮌히 봉을 잇는 산 능선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무려 해발 3,454m에 100년도 전에 만들어진 톱니바퀴 산악열차로 올라가는 기차역이 있습니다.
이 기차역에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고, 전망대에서 아이거 북벽 방향으로 난 창으로 알레치 빙하를 감상할 수도 있고,
밖으로 나가서 만년설을 밟아보고, 융프라우 스핑크스 앞에서 사진도 찍고 합니다.
그리고, 또 빼 놓을 수 없는 한가지.. 컵라면을 먹는 거지요.
생각보다 추워서 깜짝 놀라면서 먹는 컵라면 맛은 정말 기가 막힙니다.^^
하지만, 우리팀원들은 이전에 다들 융프라우요흐에 올라가본 경험들이 있어서
이번에는 멀리 융프라우를 바라보면서 걷는 꽃길에 심취해 볼 예정입니다.
이틀동안 몸을 쉬었던 로이커바트를 내려가면서
김용호 가이드님은 스위스의 호텔 산업이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해왔는지에 대해서
재미난 입담으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옛날 가마꾼들이 귀족들을 떠메고 이 산속을 올라왔던 이야기며,
오지 산골마을에 살던 사람들이 이 귀족들에게 방을 빌려주고 식사를 제공하면서
돈을 벌어 사업을 확장했었던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게 흐르는 동안
버스는 서쪽으로 달려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갈림길이 나 있는 곳도 지나고 다시 동쪽으로 방향을 잡아 달리기도 했습니다.
'사랑의 불시착' 드라마에 나온다는 아름다운 브리엔츠 호수가 보이고, 튠 호수도 보이고
인터라켄에 도달하여
일주일만에 만나는 한식으로 육개장과 오삼불고기를 맛있게 한그릇씩 싹싹 비워내며
거나한 점심식사를 마친 우리는 버스를 타고 숨가쁘게 달려
라우터브루넨으로 갑니다.
라우터브루넨 역에서 열차 출발시간이 임박하다하여 막 헉헉 뛰어서
열차에 겨우 오른 뒤, 창밖에 어마어마하게 보이는
아이거, 뮌히, 융프라우를 나란히 보며 감탄하는 사이에
열차는 산을 올라올라 벵엔역에 도착했습니다.
예쁜 벵엔 마을에 도착해서 멘리헨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날아올라가서
멘리헨 역에서 부터 파라다이스 트래킹 시작입니다.
오늘의 관건은 날씨입니다.
그동안 맑고 화창한 날씨로 우리의 여행은 행복했지만,
오늘과 내일은 날씨 예보가 우리편이 아닙니다.
천둥번개만 만나지 않기를 바라며
아직은 화창한
그러나, 저 멀리서부터 구름이 오고 있는 산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멘리헨에서 케이블카를 내려 길 왼쪽으로 올라가면 로얄워크웨이라는 트래킹 길이고,
우리는 오른쪽으로 파라다이스 워크웨이를 따라 클라이네 샤이덱 까지 걸어 갑니다.
아주 평탄하고 넓고 걷기가 좋습니다.
갖가지 야생화가 피기 시작했고,
이탈리아에서는 만나지 못했던 알핀로제도 있네요.
까마득히 높은 길이지만 힘 들이지 않고 올라와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이런 길이 있다니 너무 좋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2016년에도 여기 아이거 글래쳐에서 시작하는 아이거트레일 트래킹 길을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겁을 잔뜩 집어먹고, 힘들어 했었는데,
이번에는 자신감도 많이 붙었고, 걸음걸이 자세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길을 가는 동안 점점 주위가 어두워져 옵니다.
클라이네 샤이덱 역에 도착하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클라이네 샤이덱 역에서 기차를 타고, 아이거글래쳐로 오히려 올라가네요?
아~ 새로 생긴 아이거 글래쳐에서 부터 운행하는 아이거 익스프레스 케이블카를 탄다고 합니다.
여기는 2020년에 새로 오픈한 요즘 아주 핫한 곳입니다.
15분이면 아이거 글래쳐에서 그린델발트 터미널까지 도착이 가능해져서 융프라우요흐까지 가는 소요시간을 많이 단축했다고 합니다.
이제 날씨는 완전히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린델발트 터미널은 아주 현대식 고급 쇼핑몰로 꾸며져 있어서
여기가 대도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또 바삐 버스를 타고, 오늘의 마지막 일정 하더쿨름으로 이동합니다.
하더쿨름은 인터라켄 오스트 역에서 걸어서 하더쿨름 기차역까지 가서
산악기차를 타고 10분정도 올라가면 하더쿨름 전망대에 도착하고,
전망대에는 튠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를 동시에 바라보고,
융프라우, 뮌히, 아이거 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가 ....
비가...
흑흑흑
비가 와버리고 말았습니다. 따흑
아마도...날씨가 맑았으면, 노을이 물드는 융프라우를 보며 눈물을 흘렸으련만
빗물에 푹 젖어버린 융프라우는 구름속에 숨어서 얼굴을 보여주지도 않고...
아쉬움 속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겐 멋진 이벤트가 또 있었으니
무려 이 멋진 전망대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가 예약되어있었습니다.
게다가, 우리 팀 중 어느 분께서는 환갑생신을 맞은 분도 계셨는데,
스위스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밴드가 연주 이벤트도 있었고,
얼마나 신나고, 멋진 생신파티였는지, 아직도 그 흥분이 생각이 납니다.
흥겨운 생일파티를 끝으로 이제 우리는 스위스 하면 생각나는 루체른 호숫가의
예쁜 마을로 이동해서 잠자리에 듭니다.
웨기스 라는 마을인데요.
아름다운 별장과 호텔이 줄을 서있는 정말 환상적인 호숫가 동네입니다.
신비로운 새들의 합창을 들으며 눈을 뜨게 되고,
비록 이틀이지만 호숫가 산책이 행복했던 그 곳으로 가서 행복한 꿈을 꾸고,
내일은 스위스의 가장 목가적인 풍경을 만끽하게 됩니다.
소들이 풀을 뜯는 가운데로 들어가 산책을 하고, 호수를 내려다 볼 예정이거든요.
날씨가 그래도 조금이라도 맑았으면 좋겠다고 기도를 하며 잠자리에 듭니다.
편안한 꿈 꾸시고, 우리 내일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