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열 하루째 ... 2023년 7월 1일 토요일
여행 일정 ... 이제 완전히 짐을 꾸려서 취리히 쪽을 향해 출발 취리히를 지나 동쪽으로 버스를 달려
아펜젤 이라는 작은 도시를 지나 센티스 산 자락의 에벤알프를 올라 점심식사 후
절벽카페 애셔산장(Berggasthaus Aescher) 방문. 버스로 취리히까지 이동 비행기 탑승
여행했던 날들 중
단 하루도 실망스러운 날이 없었던 이번 여행의 진짜 마지막 날입니다.
우리가 서울로 향할 비행기는 취리히 공항에서 저녁 7시 반에 출발 예정입니다.
호텔 앞 호숫가에 짐을 꾸려서 모인 우리는 자꾸 아쉬운 마음에
이런 저런 농담도 하고, 노래도 흥얼거려보고, 서로 체조 동작도 가르쳐 주고 하면서 여유를 부려봅니다.
버스에 오르자
우리가 오늘 가게 될 곳은
세계 10대 절경 카페로 꼽히는 곳이라며 기대감을 잔뜩 안겨주시는 박대표님 입니다.
취리히 지나 조금 가면 된다고 하시더니
생각보다 아주 한참을 버스로 달려간 곳에
마치 토스카나 지방의 구릉을 다시 만난 듯
목초지와 농가로 예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구릉지역이 나타났습니다.
이곳은 스위스 동북부의 보덴호수 (Bodensee) 를 인접하고 있는 지역인데,
생 갈렌(St. Gallen), 아펜첼(Appenzell) 등의 예쁜 도시들이 있는 곳입니다.
보덴호수는 엄청나게 커서 마치 바다인 듯 보이기도 하는데요.
주변으로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세 나라가 접해 있는 호수로,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 뮤직페스티벌'이 이 호수위에 설치된 무대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7~8월 한달간 어마어마한 규모의 축제가 열리고,
오페라의 밤이 계속된다고 하니 구경 한번 해봐야 되려나.. 하면서
보덴호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봅니다. ㅎㅎㅎ
보덴호수에서 가까운 스위스의 도시 생 갈렌에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성당과 도서관, 수도원등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요즘 또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고 하니,
혹시 나중에 스위스에 오게 된다면 이쪽 동부쪽을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는 넓고 갈 곳은 많고...)
알프스가 거의 끝나가는 끝자락에 있는 센티스 산은 높이가 2,501.9m로 알프스산맥의 산으로서는 좀 낮아보이지만
스위스 동북부 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이고 인상적인 형상이어서
멀리 독일에서도 이 산봉우리를 볼 수있다고 합니다.
그 한 자락에 살포시 숨어있는
에벤알프의 애셔 산장 카페가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에벤알프는 1640m의 높이에 자리를 잡고 있는 목초지였는데요.
산장 옆에는 농장을 꾸리면서 살고 있는 가족들이 무심하게 자기일 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놀고, 닭들은 뛰어 다니고, 형들은 우유통을 나르면서 말이지요.
우리는 버스를 타고 아주 먼 길을 왔으므로 일단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케이블카를 내린 역에서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산장이 나옵니다.
여기서 우리는 점심을 먹고,
케이블카 역 보다 아래에 있는 카페를 찾아 30분 정도를 내려가서
절경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다시 케이블카역으로 올라와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갈 예정입니다.
오늘의 메뉴는 스위스 동북부지방인 이곳 아펜첼 부근에서 많이 먹는다고 하는 소시지? 햄? 을 먹는다고 하네요.
아 그런데 이친구는 좀 소금이 넉넉히 들어가서 짠맛이 강합니다.
그래서, 같이 나온 감자튀김과 같이 먹었는데,
아니 알고보니 이 산장은 글쎄 감튀맛집이었습니다.
진짜 바삭바삭 따뜻하고 맛있는 감튀와 함께 햄스테이크? 를 잘라 먹으니 밸런스가 딱 맞네요.
햄스테이크는 아주 보들보들한 것이 짠맛만 좀 덜하면 아주 맛있었을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산장 마당에 나가니 예쁜 조형물들이 있었어요.
이 아펜첼 지방 사람들은 이렇게 종이를 오려서 벽에 걸어두거나 장식을 하는 공예품을 잘 만든다고 합니다.
자 이제 오늘의 하일라이트 절벽카페를 찾아서 내려가 볼까요?
이 애셔 산장 카페는 원시인 네안데르탈인이 살았던 흔적과 곰의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작은 동굴을 통해 내려 가면 나오는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지어져 있는데,
170년 전에 산장으로 문을 열었고, 현재는 호텔로 운영중이라고 합니다.
영국 BBC방송국이 "죽기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100선"에 이 곳을 선정한 이후로
아주 인기가 많아져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아주 북적북적 합니다.
머언 먼 옛날에 살았던 사람들도 이 절벽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우와~ 속 시원하다~' 그러면서 지냈을까요?
그야말로 함께 마시는 마지막 커피를 마시며
열흘 남짓한 시간동안 서로 고마웠다고 인사를 나누며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왁자한 순간이 지나고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입니다.
케이블카를 타러 다시 올라가볼까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주차장에서
이제 우리랑 함께 어디든 같이 가 주었던
이탈리안 드라이버 안토니오와 기념사진 하나를 찍습니다.
이제 안녕이네요.
취리히 공항으로 출발합니다.
취리히 공항은 예전보다는 많이 한산하지만,
또 역시 국제공항이라 활기가 가득합니다.
우리팀은 이제 서울로 향합니다.
취리히 공항의 출국 수속은
면세점 쇼핑 구역을 지나서 출국장이 있는데,
출국장 직원들이 아주 일 처리가 늦습니다.
줄이 아주 길게 늘어서서 짧아질 생각을 하지 않네요.
비행기 놓칠까 노심초사끝에 가까스로 뛰어서
출국 게이트까지 가는 전철을 잡아 타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비행기에 탑승을 하고나니
아 정말 이제 이 여행이 끝이 났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됩니다.
귀국 비행 내내 저는 꿀잠을 잤습니다.
뭘 먹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고,
입국장에 도착해
애완동물용 약품을 취급하는 사람이라 검역소에 끌려가서 에어샤워를 받고...짐을 찾고..
자 이제 여러분 안녕히 건강히 계시다가 다음 여행에서 만나요~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와 거울앞에 서 보니
으악 이 살을 다 어이할 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