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래킹/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래킹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래킹 11. 꿈같은 아침 길을 걸어 안녕히...

유신약사 2017. 5. 14. 17:27

여행 열흘째... 2017년 4월 13일

여행 일정 ... 지누단다에서 내리막 계곡길을 지나고, 밭두렁과 동네길을 걸어 시와이 예쁜 롯지에서 휴식

                   꽃이 만발한 시골길 걸어걸어 문명의 차 바퀴가 지나다니는 비레탄티에서 쿡팀이 차려주는 마지막 점심식사..

                   일주일 만에 버스를 타고 너야풀에서 드디어 안나푸르나 트래킹 증명서를 받고

                   트래킹보다 더 힘들게 버스를 타고 다시 휴양도시 포카라로..








달빛의 밤이 지나고

어쩐지 아쉬운 마지막 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또하나의 빛나는 추억 안나푸르나...







롯지 모든 풍경이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내 마음의 달 하나, 별 하나로 남을 안나푸르나여...






수없이 피고 지는 내 인생의 날들중

위로의 날로 남을 지난 몇일간...







오늘도 떠들썩한 흥겨움으로 하루를 준비하는 사람들

그러나 마음속 아쉬움을 숨기지 못합니다.






자 이제 아침 빛 속으로 걸어가 볼까요?

오늘을 걸으면 이제 다시 도시 속으로 들어가 이 길을 그리워할 우리들







삐뚤빼뚤 계단이지만 환하게 빛나는 축복의 길입니다.









봄이 빛나는 계곡을 눈에 담고









이젠 멀어져가는 설산에 손을 흔들고







이 터에 남아 삶을 이어갈 네팔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꿈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를 건너








나비가 춤추는 길을 걸어 갑니다.







안나푸르나 보고 왔슴메~~ ?








잘 기억하고 살아갈 수 있슴메~~~ ? ^^








이제 더 열심히 재밌게 살아갈 수 있겠니?

살다가 힘이 들때 나를 기억속에 떠 올려봐~~ ^^







잠깐 고단한 걸음을 쉬어갈까?








시와이의 농가에는 이렇게 예쁜 꽃도 피어 있고






딸바도 아빠의 웃음꽃도 피어있고








하늘 향한 분홍빛 그리움도 피어있습니다.








무심히 졸고 있는 고양이처럼







아무 것도 탐내지 않고 그져 피어서 길을 밝히는 저 꽃들처럼







심각한듯 무심한듯 생각에 잠긴 저 청년의 한가로움처럼








때묻지 않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있어서 어울리는 자리는 어디일까...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벽돌도, 꽃도, 막대기도... 각자의 존재로 그냥 좋은 인생인 것이라







세상이란 녀석이 나를 돌아봐 주지 않는다고 푸념하고 속상해 하지 말고

그냥 살아지는대로 착하게 정성껏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존재감 충만한 인생이 되지 않겠나...하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이렇게 아침을 걸어걸어

드디어 첫날 버스를 내렸던 비레탄티에 도착

우리의 감동적인 쿡팀이 선물해준 마지막 점심식사를 마치고 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이 네팔에서는 걷는 것 보다 버스를 타고 다니는 일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훨씬 힘든 일인것 같았습니다.

4시간 넘게 울퉁불퉁 백척간두 길을 구불구불 돌아서 심산 유곡을 내려오자니

어찌나 땀나고 아슬아슬하게 겁이 나던지...

계속 쿵쾅거리는 길이라 잠도 안오고...

아... 정말 무섭고 힘든 여정이었어요 ㅋㅋㅋ



드디어 포카라 도착

포카라의 아주 유명한 호수 페와에 왔습니다.








페와호수는 우리나라의 소양호나 팔당호처럼 아주 유명한 관광지 입니다.

우리는 그 페와호수 한 가운데의 섬에 지어놓은 멋진 호텔에서 1박을 하고 내일 카트만두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호수 한가운데에 있는 호텔까지는 밧줄을 당겨 움직이는 땟목을 타고 이동합니다.

24시간 운행하는 저 땟목을 타면 뱃사공이 밧줄을 당겨서 차곡차곡 원으로 만들어서 쌓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재밌어요.








이 호텔은요..

원래 네팔 국왕의 별장이었는데, 관리가 너무 힘들어서 그냥 민간에 넘기고 호텔로 만들어서 운영중이래요.



공교롭게도 우리가 묵었던 이날은 네팔의 섣달그믐이었어요.

즉, 다음날이 새해.. 송끄란 축제가 있는 기간이었던 것이지요.

그 바람에 밤새 폭죽놀이와 공연과 시끌벅적이 극치에 달하는 흥겨운 저녁을 보내는 네팔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었답니다.



오랫만에 도시로 나온 김약사.. 뭐가 제일 먹고 싶었을까요?


얼음 동동 띄운 아이스 카페라떼요...



포카라의 서울뚝배기 식당에서 맛있는 바베큐로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어슬렁어슬렁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카페에 들어간 우리는 야심차게 하나씩 맘에 드는 커피를 시켜 보았습니다.

눈을 반짝이며

아이스카페라떼가 되는지를 물어보니 오케이~

앗싸

아이스크림도 시키고, 아이스카페라떼도 시키고 이런 저런 주문을 하고는 뿌듯했던 우리...


그러나... 아이스 카페라떼라더니... 흑흑흑

얼음은 하나도 없고.. 그냥 .. 그저 그냥..

밍밍한 식은 커피를 흑흑

아직... 네팔에는 얼음 동동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아이스 카페라떼가 상륙하지 않았나봐요. ㅠㅠ


오지로 부터 귀환하여

약간은 어리둥절했던 부산스러운 도시의 밤을 만끽하고 돌아와

퐁퐁 나오는 뜨거운 물에 오래오래 몸을 씻고.. 에어컨 살짝 틀고...

행복한 문명속의 꿀잠을 잔 우리는..

내일이면 진짜 더 분주한 도시로 가게 되겠지요.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