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과 융통성을 양 날개에 두고 균형을 잘 잡기는 참 어렵습니다.
평생을 두고 생각하고 연습하며 살아가야 하는 과제가 아닌가 싶어요.
약사는.... 아무래도 융통성 보다는 책임감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살게 되고,
그래서 약국 밖에서 여가시간을 즐기기 보다는 약국을 지키며 일에 집중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약국을 지키는 책임감을 잠시 접어두고, 길을 떠나 나를 찾고 돌아오면
우리 약국을 찾는 환자 한분한분에게 더 애정을 쏟고, 친절하게 복약상담을 하게 되는 좋은 결과가 있어요.
작년 봄에 안나푸르나를 걸으며 심신의 기를 충만하게 만들었던 저는
일상으로 돌아와 1년여의 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약국에 매진했습니다.
새로운 자리로 옮겨서 개업을 했기 때문에 자리를 잡느라 더더욱 열심히 집중해서 약국 생활을 했습니다.
하루 13시간의 근무, 거의 쉬는 날 없이 약국 문을 열었고,
한정된 공간에서 식사시간이나 화장실을 갈 시간 마져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생활이었지만
마음은 항상 행복했고, 이 자리에서 일할 수 있음이 너무나 감사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