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래킹/꿈결같은 알프스 트래킹

꿈결같은 알프스 트래킹 (마터호른, 발베니, 몽블랑)... 7 평화로운 노란 양탄자 발베니

유신약사 2018. 8. 6. 15:03

여행 엿새째 ... 2018년 7월 16일 월요일

여행 일정 ... 고색창연 꾸르마이어를 떠나 꼼발 호수로... 왠일로 평지길 뚜르 드 몽블랑 코스를 따라 엘리자베타 솔디니 산장을 지나

                   잠깐 오르막... 또 평지... 또 오르막... 걸어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국경을 넘어 프랑스의 레사피유에 도착







꽃길의 결정판 발베니계곡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높은 고원에 이리도 넓은 꽃밭이 펼쳐져 있단 말인지...







베니 계곡을 만나러 가는 아침도 이렇게 화창한 날씨입니다.

버스안에서 사진을 찍었더니 버스 조명이 창에 비쳐서  사진이 저모냥입니다. 헤헤







꾸르마이어를 떠나 꼬불꼬불  급경사 산길을 버스로 한시간 정도를 올라가서 ...라고 꼼발... 꼼발호수 앞에서 오늘의 걷기를 시작합니다.





포장된 넓은 길을 따라 천천히 사진도 찍으며 올라가는 길.. 여기도 해발고도는 2000미터 가까이 되는 곳이라 너무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귀여운 친구가 우리를 환영합니다.






형형색색의 꽃을 카메라에 담으며.. 아직은 평지인 길을 천천히 올라갑니다.

약간은 지루한 길을 지나갑니다.





아~ 저기 저 다리 너머에 예쁜 호수가 있었지요.

일행들이 배낭을 내리는 걸 보니 잠깐 쉬어갈 시간인가봐요.






다리 앞에 서면 저렇게 예쁜 호수에 산그림자가 선명하게 담겨서 우리를 반깁니다.

오늘은 저 호수를 지나 계속 앞으로 전진합니다.






아직은 별로 힘도 안들고... 괜히 저 멀리 삐쭉 솟은 봉우리를 당겨 찍어 보면서.. 신나라 합니다.

저기 산 중턱에 엘리자베타 솔디니 산장이 보이는데, 아마 저기쯤 가면 오늘 일정이 끝나지 않을까? 혼자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저만의 오산이었습니다.

마치고 보니, 오늘의 일정은 저기 산장까지의 거리의 무려 4배는 걸은 것 같았다는 슬픈 전설...






달달한 카스테라를 꺼내서 당 보충을 하고,

엘리자베타 솔디니 산장에서 자고 지금 내려오는 길이라는 우리나라 사람 처자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간식도 나눠 주고..

따사로운 햇살에 꿈결 같은 시간입니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풍경을 만끽합니다.







돌아 보아도 절경






물빛도 환상






꽃은 또 왜 이렇게 많고,






하늘빛은 어찌 저리 파란건지..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아직은 평탄한 길을 걸어 갑니다.






꽃밭에 앉아 일어 서고 싶지 않으신 동장님






저도 꽃속에 묻혀 일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또 한분.. 꽃을 탐하는 그 남자...






꽃에 취해 걸어온 저 길이 길어 보입니다.





여기가 그 엘리자베타 솔디니 산장입니다.

이탈리아의 유명 여성산악인인 그녀를 기리기 위해 그녀의 가족들이 지어서 이탈리아에 헌정했다고 합니다.






알핀로제 예쁘게 피어있는 길을 올라






고갯마루에 도착하면






우리는 잠깐 쉬어 갑니다.






물통에 물을 채우고..

배 고픈데 우리 언제 밥 먹어요???





저기 조금만 더 가면 밥 먹을 좋은 자리가 나와요~






네~ 하고 몇 걸음 걸으니... 우와~ 넓은 평원에 갖가지 꽃들이.....할 말이 없습니다.






발걸음이 저절로 그 속으로 들어가.. 어느 새 우리도 꽃이 되었습니다.






평생 기억될 야생화 평원에서의 휴식






내가 꽃인지, 꽃이 나인지...






이렇게 높은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숨겨져 있었다니...

이런 곳에 나를 이끈 어떤 축복의 힘에 감사하며, 휴식을 끝내고 다시 길을 갑니다.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했던 분들과 소중한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또다시 슬슬 고도를 높여 봅니다.






그나저나... 오늘의 목표점은 도대체 어디일까요?





넓어서 완만해 보이지만.. 실은 가팔랐던 오르막을 휘이휘이 오르며..

이젠 이 정도는 뭐..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까마득히 보이던 건물이 어느 새 발 아래로 내려가고...

라 카제르메타..라는 저 건물은 예전에 이탈리아의 국경수비대가 있었던 곳이었대요.

요즘은 박물관, 정보센타로 쓰인다고 하네요.







아직도 눈이 많이 남아 있고, 꽃은 피어 있고... 신기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 숨도 가빠오고...






사람의 발걸음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한선배님 정말로 더 대단하십니다.






힘들어서 괜히 쉴라고 찍은 꽃사진..

찍어 놓고 보니 예쁩니다.. 하하핫






아이고~ 쪼 위에 케른이 있고,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것을 보니.. 목표점에 다 왔나 봅니다.

평지길로 시작해서 신난다 했더니, 오늘도 왠지... 흠...







돌아보니 아득하기만한 저 길을 두발로 타박타박... 얼심히도 걸어오다니...

아름다웠던 베니 계곡이여, 꼼발 평원이여... 안녕...







케른과 방향표지판... 이탈리아 땅은 끝났고, 프랑스 땅으로 들어왔다는 표식이 있습니다.

자 이제 우리는 프랑스인 레사피유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남았습니다.






자 이제 내리막이 눈에 보이니 기분이 가벼워집니다.






저기 아래에 보이는 치즈 공장이 있어요.. 그 앞까지 가시면 버스가 모시러 올거예요~

와우 신나요~!






이제 꽃이나 찍으면서 룰루랄라 내려가면 되겠구나~

하며 내려 가기 시작합니다.






아고 귀여워라






느낌 좋은걸~





지천이다 지천이야 ^^





트래커들의 짐을 실어 날라주는 당나귀도 만나고





비슷비슷한 풍경을 많이도 찍으며 하염 없이 걸어가도..저 만큼 앞에서 가까워 지지 않는 치즈 공장..






쌓여 있는 눈 밑으로 흘러내리는 개울을 몇번이나 건너고






케른이 지키고 있는 모퉁이 몇개를 돌아도 도무지 좁아지지 않는 거리






뒤 돌아보니 동지의 얼굴도 노랗고, 점퍼도 노랗고...







아직도 저만치 도망가 있는 치즈 공장... 왼쪽 아래 귀퉁이에 조그맣게 보이십니까?

얄밉기 짝이 없습니다 어흑







길은 또 왜 굽이져 돌아가고 난리인지..

걍 직선으로 주욱... 갈 수는 없겠니?






프랑스 쪽의 새로운 알프스와 이렇게 만나 인사를 하게 된 우리는

저기 치즈공장 앞에서 버스를 타고 레사피유로 내려갔습니다.


오늘 걸었던 베니 계곡과 꼼발 평원....꽃과 햇살과 여유로 가득했던 그 곳은

이제 제 마음의 휴식장소로 기억될 것입니다.

귀한 것을 다락 높이 꽁꽁 숨겨 놓듯, 지구는 이렇게 귀한 곳을 이다지도 높은 곳에 숨겨 놓고,

자기 발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 가고서야만 만날 수 있게 해 두었나봅니다.

정성을 들여야만 귀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이치...

내 일상의 결에도 정성을 들여야겠습니다.

무엇보다 귀한 것이 내 일상일 것이고, 그렇게 정성을 들이다 보면 더더욱 귀한 내 삶이 될 것이니 말입니다.


원래 레사피유에 있는 산장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은 콩테민느 쪽으로 산길을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우리는 보다 쾌적한 쉼터를 찾아서 다른 도시로 이동했다가, 내일 다시 이곳으로 올 예정입니다.


버스를 타고... 금방 도착할 줄 알았던 숙소..

그러나 예상 외로 먼 거리를 이동하는 바람에 어리둥절한 여행을 해야만 했던 도시는 바로 1992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알베르빌이었습니다.

이렇게 얼떨결에 제법 유명한 도시를 방문하여 잠시나마 머물게 되다니 ㅎㅎㅎ 어떤 인연인지 재미있습니다.


노천카페에서 왁자지껄 식사를 하고,

조금은 생소한 도시에서 밤을 보낸 후...

내일은 발페레... 바람이 휘몰아치는 본옴므 산장의 커피를 만나러 갑니다.

콩테민느로 내려오던 길가에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서 있던 장엄한 공룡능선들이 우리를 반겨 줍니다.

매일 매일이 새로운 느낌의 알프스...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