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엿새째 ... 2023년 6월 26일 월요일
여행 일정 ... 티라노(Tirano)역에서 베르니나 익스프레스(Bernina Express) 열차를 타고 2시간 남짓 알프스의 빙하와 호수와 숲길 감상
생 모리츠( St. Moritz)에 내려 호텔 체크인 후 생 모리츠 시내 명품거리 활보, 저녁식사 후 생 모리츠 주변 호수길 산책

베르니나 특급열차를 타기 위한 거점도시인 티라노(Tirano)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정갈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동네 산책을 잠깐 나가봅니다.

로마에 도착해서 오늘까지 우리와 동행하시며 온갖 편의를 봐 주셨던 박민식 대표님과는
베르니나 열차역 앞에서 이제 길을 달리 하고
우리는 여행 후반 스위스 일정을 향해 가게 되었습니다.

베르니나 특급열차는 이탈리아의 티라노와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쿠어(Chur) 사이를
시속 40Km로 가면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게 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늦게 달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티라노에서 쿠어까지 전 구간 운행에는 4시간 20분 정도가 걸리고,
티라노에서 우리의 목적지 생 모리츠까지는 2시간 12분이 걸립니다.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이 되는 베르니나 산맥을 돌아 베르니나 고개 (Bernina Pass)를 넘어
티라노에서 쿠어까지 가는 동안에 이 열차는 55개의 터널을 통과하고 196개의 다리를 건너가며 쉼없이 경탄할만한 절경을 선물합니다.

특히, 생모리츠에서 티라노까지의 구간은 알프스 횡단 120Km의 거리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철도위를 달리며
멋진 풍광을 보게해 준다 하여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해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철도중의 하나인 베르니나 특급을 제대로 즐기려면
지붕까지 이어진 통창이 반짝거리는 1등석을 타고 가야되겠죠?
1등석은 2등석에 비해 훨씬 넓은 좌석과 통창을 제공하여
쾌적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하는데, 예약 필수예요.
일반석과 1등석, 2등석은 칸을 서로 오갈 수 없게 되어있다고 합니다.
1등석에는 운행 구간중에 정차하는 역들과 관광 포인트 지점에 관해 설명하는 서비스를 해주는
이어폰도 비치되어 있고,

양철로된 예쁜 기차모형에 담긴 린트초콜렛과 민트맛이 나는 허브티 음료도 선물로 받았습니다.

티라노를 출발하여 나타나는 예쁜 산과 마을과 성당들을 한참 보면서 예쁘다 예쁘다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박혁수 대표님이 "창밖을 보세요. 여기는 열차가 빙빙 돌아 올라가는 다리입니다. "라고 하셔서
아주 맘이 바쁘게 열심히 밖을 보며 사진을 찍어댑니다.

여기는 브루지오 회전형 다리( Brusio Circular Viaduct)라고 하는 곳이었는데,
급한 고도 차이를 조금이라도 완만하게 극복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아름다운 다리였습니다.

점점 산골짜기를 타고 고도를 올려가던 기차가 큰 호수를 지나갑니다.
미라라고(Mira Lago) 입니다.

터널을 지나고 또 얼마를 올라갔을까요?
알펜로제가 피어있는 바위 옆에 갖가지 야생화들이 피어있는데,
지금까지 보던 것과는 좀 다릅니다.
알프스의 식생은 다르네요 ^^


한참을 고도를 올리던 열차가 작은 역에 가까이 갑니다.

아하! 여기가 '알프 그륌'역이군요.
이 역은 해발 2091m에 자리하고 있는데,
여기로 올 수 있는 교통수단은 이 기차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멀리 빙하가 녹아 고인 호수가 보이고,
여기 전망대에 20분간 정차를 한다고 하니
우리는 모두 기차밖으로 나와 바깥 공기를 쐬기로 합니다.

저 멀리 산위에 아직 덜 녹은 눈이 하트를 그리며 남아있는 것 같아요.
마치 우리의 여행을 축복해 주는 것 같지요?
맑은 공기를 쐬니 역시 몸과 마음이 즐거워지고 충전되는 느낌이라 참 좋습니다.

다시 열차에 올라 칙칙폭폭 올라가니 전망이 탁 트이면서 큰 호수가 나타나서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아 여기는 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인 해발 2253m에 있는 기차역인 오스피치오 베르니나(Ospizio Bernina) 역이군요.

이 커다란 호수는 라고 비앙코(Lago Bianco),
주변으로 점점이 피어 있는 야생화와 소떼와
작게 나있는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천국의 모습이 이렇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산상의 평원을 지나 또 얼마를 지나가니
진행방향 왼편으로 우와~ 빙하가 나타나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베르니나 빙하로군요.

빙하의 위용에 기가 눌려 감탄하고 있는 동안에 기차는 길을 달리고 점차 고도를 낮추어 평원지역으로 내려서더니,
어느새 생 모리츠 역에 내려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생모리츠 역에는 우리의 큰 짐을 싣고, 미리 티라노를 출발해 길을 달려온
그동안 정들었던 버스와 만났더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생모리츠의 유로파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는데,
이 유로파 호텔은 구조가 아주 특이해서 방을 찾아가는 일이 보통일이 아닙니다.

유럽의 오래된 관광지의 호텔들은 한번에 크게 지은 것이 아니고,
운영을 하면서 점점 규모를 늘려가면서 증축을 해오고 있어서
건물의 구조가 미로와 같습니다.

몇번을 엘리베이터를 갈아타고 복도를 되짚어 돌아 나오기도 하면서
각자의 방을 찾아 짐을 풀었는데, 이 일도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오늘의 점심은 이 호텔에서 먹습니다.
소금에 절인 양배추와 신선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도 맛이 좋았고,
생선이 들어간 파스타도 훌륭했어요.


점심을 마친 우리는 또 버스를 타고 시내로~
명품샵이 즐비해 있다는 생 모리츠 시내 관광을 나섰습니다.

지하 공용 주차장에 내려서 산 위까지 주욱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산 중턱에 들어서 있는 예쁜 거리를 거닐어 봅니다.

그런데, 우리팀은 쇼핑에는 크게 관심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상점에 들어가서 물건 구경을 하기 보다는
광장에 앉아서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과 수다떨기를 더 즐기시는 것 같아요.

자유시간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다시 호텔로 와서 저녁을 먹은 우리는

이제 진짜 재미있는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호수 주변을 거니는 야생화 산책이지요.

호텔을 나와서 천천히 걸어가며 노래도 부르고, 수다를 떨면서
지천으로 피어있는 꽃 사이로 들어가서 장난도 치고
어린아이처럼 맑아지는 마음을 느끼던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40분이면 충분하리라던 산책이 2시간 넘게 이어지고,
어둑어둑해져서야 호텔로 돌아와
멋졌던 통유리 기차속의 시간과 야생화들과의 눈맞춤을 되새기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환상적인 생모리츠의 아침 야생화를 만나러 숲속으로 가 볼거예요.
혼자 살포시 걷는 아침은 또 얼마나 신선할까요?
그리고, 내일 타게될 길고 긴 글라시어 특급열차는 또 얼마나 멋지고, 대단할지
기대되지 않으세요?
이탈리아와는 사뭇 그 분위기가 달라진 스위스에서의 우리 여행도
잘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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