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넷째날 ...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여행 일정 ... 피사에서 라스페치아까지 버스로 이동, 라스페치아에서 기차를 타고 친퀘테레의 가장 끝 마을 '몬테로쏘 알 마레' 도착 후 바다를 바라보며 둘레길 트래킹, '마나롤라'에 도착하면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기차를 타고 라스페치아로 복귀하여 버스를 타고 랑게 지역의 중심도시 알바에서 숙박

토요일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우리는 오늘 해안가 다닥다닥 알록달록 높이 솟은 건물들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예쁘다고 소문이 난
이탈리아 서북부 해안의 바닷가 5개의 마을 '친퀘테레(Cinque Terre)' 국립공원으로 갑니다.

피사에서 출발하여 북쪽을 향해 가는 도중에 멀리 큰 산들이 나타납니다.
산 꼭대기가 하얗게 빛이 났는데,
만년설일까요?

박민식 사장님 설명에 따르면
그 흰빛으로 빛나는 것은 만년설이 아니라 대리석이랍니다.
하얀색 대리석이어서 비앙코라고 한답니다.

30년 전 박민식 사장님이 처음 이탈리아에 유학을 와서
저기 대리석 채석장에서 아르바이트 겸 작업을 하면서 산속에 몇달이고 틀어박혀서
돌을 닦아가며 도를 닦았다고 눈물겨운 인생담을 들려주십니다. ㅎㅎㅎ

남동부의 아말피해안과 더불어 환상적인 파스텔 톤의 건물들이 즐비한
다섯개의 마을 친퀘테레는
북쪽으로 부터 몬테로쏘 알 마레, 베르나차, 코르닐리아, 마나롤라, 리오마조레인데,
일반 도로가 없고, 철도로만 이어져 있습니다.

항구도시 라스페치아에서 버스를 내린 우리는 기차로 갈아타고
라스페치아에서 가장 먼 몬테로소 알 마레에 내려
라스페치아 쪽으로 복귀하는 길을 따라 트래킹을 할 예정입니다.
버스가 역 바로 앞에 정차를 해 줄줄 알았더니
정해진 정류장이 아니면 정차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미 아침부터 뜨거워진 거리를 걸어 라스페치아 역까지 10분 이상을 갑니다.

근데, 이 항구도시는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하나도 안났어요.
그리고, 네모나게 예쁘게 깎아놓은 가로수에 오렌지가 달려있네요.

이번에는 대도시 탐험이 없었는데,
지나치는 길에 그래도 이렇게 대도시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기차역에서 오늘의 트래킹 가이드 마테오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이분은 아무래도 우리팀이 잘 걸을수 있으려나 의심스러운 눈초리였지만,
우리는 돌로미테도 갔다온 팀이라고 마구 큰소리를 치며 안심을 시켰습니다.

라스페치아 역은 정말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타려고 했던 기차 하나를 결국 놓치고, 다음 기차를 타고 우리는 몬테로소 알 마레에 도착했습니다.

여기 몬테로소 알 마레역에서 우리는 일단 화장실을 가기로 했어요.
아 놔 그런데, 화장실 일처리가 너무 더딘 거예요.
화장실의 칸 수는 넉넉한데, 두사람씩만 딱 입장을 시키고,
사용하자마자 소독을 철저히 하네요.
덕분에 길게 줄을 늘어선 우리팀 26명의 일처리가 끝나기 까지 너무 긴 시간을 소요해야 했다는 슬픈 전설을 썼습니다.
드디어 준비를 마치고, 몬테로소 알 마레 역을 벗어나니 바로 펼쳐지는 바다!!
여기는 와우 ~ 해변에 비치파라솔이 가득한 해수욕장이네요.

벌써 한여름의 열기가 훅훅 느껴지고,
예쁘게 늘어선 파라솔을 보며
당장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며 길을 재촉하여 둘레길 트래킹에 오릅니다.

작은 동굴하나를 지나니
이번에 만난 마을은 베르나차

해변을 따라 조금 이동하니
본격적으로 절벽위로 올라가는 트래킹 길이 시작됩니다.

자~ 이제 시작해 볼까요?
마테오 아저씨 설명으로는 해발 250미터~ 200미터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해안길이라고 했어요.




우와 그런데 계단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분위기는 마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마을길과도 흡사하였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걸었고, 옆에 자라고 있는 식물들이 레몬 혹은 포도나무라는 것이 달랐습니다.

아주 심한 경사 오르막을 시작으로 헉헉 뻘뻘 힘들게 올라가고
다시 내려가고 하며 아이고야 언제 끝나노~ 를 반복하다가
뒤를 돌아보니 저멀리 떠나온 예쁜 마을이 마음을 홀립니다.

그런데, 이 마을 사람들도 참 열심히 사는 사람들인것 같습니다.
한뼘도 안되어 보이는 땅에 지지대를 세우고
포도나무를 가꾸어
여기는 다랭이 논이 아니라 다랭이 포도밭이 빼곡하게 만들어져 있네요.

급경사 오르막 내리막을 타며 제대로 땀을 빼면서
잠시 쉬는 틈에 사과를 깨물어 먹어보니
이 또한 꿀맛이요 천국입니다.

고등학교 음악시간에 배웠던 '돌아오라 소렌토로'와 '오 솔레 미오'를
챙피한 줄도 모르고 크나 큰 목소리로 목청껏 불러보았더니
후미를 담당했던 이탈리아 아가씨 가이드가
엄청 좋아해 주네요 ㅎㅎㅎ

저기 아주 아름다운 마을이 보입니다.
코르닐리아 입니다.

원래는 우리가 이 코르닐리아를 거쳐서 마나롤라까지 걸어가려 했지만,
오~ 너무 덥고 사람은 많고... 걷기는 이제 그만





코르닐리아에서 기차를 타고 마나롤라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마나롤라의 식당에 도착했더니
조금 일찍 왔다고
밖에서 더 놀다가 오라고 합니다.

슬렁슬렁 해변으로 내려가니
아이고!!
여기는 절벽끝에서 젊은이들이 다이빙 대회를 하고 있습니다.

토요일엔 다이빙이지

우리나라 같으면 저 절벽에 분명히
접근 금지
뛰어내리지 마시오
위험
이런 표지판이 더덕더덕 붙어있었을 테지만

이탈리아는 그런 거 없습니다.
무조건 기어올라가고
무조건 뛰어내립니다.

얼마나 박진감과 스릴이 넘치던지
그래 그렇게 뛰어 놀아야 젊음이지!!
후끈 뜨거운 여름을 그렇게 시원하게 즐기고 있었습니다.

올림픽 대회보다 박진감 넘치던 응원과 격려와 찬사로 흥이 오르는 해변을 뒤로하고

자 이제 점심시간입니다.
바닷가에 왔으니 오늘 점심은 씨 푸드 입니다.
깔라마리로 만든 숙회와 튀김과


맛있는 화덕피자와 샐러드


또 뭐 다이어트는 저멀리 다이빙했고
근데 진심 너무 맛있었습니다.
밥먹고 바로 누우면 소 되니까
저기 전망대까지 걸어갔다 오라는 명령에 따라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마나롤라는
우와~ 진짜 예뻤습니다.


떠들썩 했던 마나롤라를 뒤로하고, 기차를 타고 라스페치아로 돌아와
버스를 타고 이제 좀 멀리 이동합니다.


바닷가를 떠나서 이제 제노바를 지나 서쪽내륙으로 들어가 알바(Alba)라는 도시로 갑니다.

알바는 요즘 인기 있는 화장품인 '달바'의 핵심재료가 되는 화이트 트러플의 산지로 유명한데,
원래는 와인 산지로 유명한 랑게(Langhe)지역의 중심도시입니다.
매년 화이트 트러플 축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이 도시는 동양인들이 거의 방문하지 않는 곳이어서
우리팀이 여기에 도착하니
호텔이나 상점 사람들이 아주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친절하게 대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알바 시내의 깔리사노 호텔에 여장을 풀고,
저녁식사를 하고,


여력이 남은 사람들은 토요일밤의 알바시내를 한바퀴 돌아보기도 하였습니다.
알바시내의 중심가 광장 분수대에는 예쁜 인어아가씨 조형물도 있었고,

토요일밤의 산 로렌조 성당 앞에서는 서커스 공연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 모두가 어쩜 그렇게 멋지게들 차려입었는지...
역시 패션의 나라 이탈리아구나~ 하고 감탄을 하면서 돌아왔습니다.
역시 토요일에는 해변의 뜨거운 젊음을 느껴 주어야 합니다.
그런의미에서 오늘의 여행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내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꾼 경작지가
종내에는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경이롭고 거대한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반짝이는 햇살아래에 예쁜 고성이 서있는 바롤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줄 지 기대 되시죠?
오늘밤은 뜨거운 토요일을 열기를 마음에 다시 지피며 잠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해외 트래킹 > 빙하특급 트래킹 이탈리아 스위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탈리아에서 스위스까지 빙하 특급 열차 타고 꽃길 트래킹 … 7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빙하특급열차 (티라노에서 생 모리츠까지) (5) | 2023.07.13 |
---|---|
이탈리아에서 스위스까지 빙하 특급 열차 타고 꽃길 트래킹 … 6 바롤로, 라모라, 티라노 (랑게지역 와이너리 트래킹) (0) | 2023.07.12 |
이탈리아에서 스위스까지 빙하 특급 열차 타고 꽃길 트래킹 … 4 토스카나 트래킹 (산 퀴리코 도르챠 에서 피엔자 까지) (1) | 2023.07.07 |
이탈리아에서 스위스까지 빙하 특급 열차 타고 꽃길 트래킹 … 3-2 오르비에토 (0) | 2023.07.06 |
이탈리아에서 스위스까지 빙하 특급 열차 타고 꽃길 트래킹 … 3-1 치비타 디 반뇨레죠 (0) | 2023.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