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르드 몽블랑 트래킹 둘쨋날.. 2015년 8월 10일
트래킹 시간..약 11시간.. 오마이 갓.. 내평생 이런 빡센 걷기는 처음이야 ..
트래킹 코스.. 샤모니에서 버스로 콜 데 몽테로 이동해서 산행 시작 → 트레레샹 → 샬레 쉐즈리 → 프레제르산장
→ 샬레 플로리아에서 차한잔 하고 걸어서 샤모니로 내려올 예정입니다.
어제 종일 내리던 비가 오늘도 내리려나?
걱정스런 마음으로 내다 본 하늘..
오늘은 날씨가 점점 개일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듭니다.
오늘의 일정표에 소개된 코스를 보니 알핀로제 꽃길을 걷는 절경이라고 하네요.
두근두근 기대가 많이 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몽블랑 봉우리를 마주 감상할 수 있는 샤모니 북쪽산 코스를 걷게 되는데요.
가기 전에 다른 분들이 블로그에서 많이 소개해 주신 락블랑 호수를 보게 될 생각으로 더욱 신나는 발걸음이 될 것 같아요.
오늘은 어제처럼 중간에 가다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일행들과 함께하리라 마음을 먹어 봅니다.
숙소 뒷산의 보쏭빙하에게 굿모닝을 날리고^^
옆에 구름모자를 살포시 눌러쓰고 부끄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몽블랑에게 씨익 웃음을 웃어줍니다.
갔다 올께~! ^^
누구신지 모르지만 왠지 의미가 있을 듯한 샬레도 한컷 찍어 보고..
나중에 알고 보니.. 샤모니 동계올림픽 때 에귀디 미디 전망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던 곳이래요.
나름대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었어요. ㅎㅎ
사람이든 사물이든 특별한 느낌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것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
콜 데 몽테로 가기 위한 샤모니 버스를 기다리는 샤모니 수드라는 곳입니다.
말하자면 버스터미널 같은 곳인데, 샤모니 중심가와 아주 가까이 있어요.
어디나 버스 터미널은 시내와 가까운 곳에 있지요. ^^
신났습니다. ^^
오늘 어머니는 산행에 자신이 없으시다고,
몇몇 비슷한 상황의 분들과 함께
주로 케이블카를 이용해서 산 중턱으로 오르셔서 케이블카 역 주변만 슬슬 트래킹 하시겠다고 하네요.
좋은 생각이신 것 같아요. ^^
이렇게, 각자의 상황에 맞게 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트래킹 코스가 있는 것도 샤모니의 매력이지요.
버스를 타고 트래킹 출발지인 콜 데 몽테에 도착했습니다.
고도가 꽤 높은 곳이어서 그런지 쌀쌀한 공기가 저를 감쌉니다.
어제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순간.. 배낭 속의 패딩자켓을 떠올리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 봅니다. ㅎㅎ
하지만, 산을 오르면서 금방 더워졌기 때문에, 패딩자켓은 안입어도 되었답니다. ㅎㅎ
여기는 스위스 땅인가요?
스위스 국기가 그려져 있네요. ^^
프랑스 맞을 것 같은디...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뾰족뾰족 산봉우리들이 멋지게 서 있습니다.
오늘의 산행을 안전하고도 재미있게 인도하실 가이드님들 두 분이세요.
빨간 두건을 쓰신 분은 최송희 이사님이라고.. 음.. 성함은 여자같지만 완전 상남자이세요. ^^
다리도 길고 근육도 울퉁불퉁하고 발도 음청 크신..
하지만 목소리는 아주 부드러우신 매력남이세요. ^^
콜 데 몽테로 오는 버스에서 이런 저런 대화를 했는데,
저는 화학물질로 몸을 치료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고,
이분은 운동으로 몸을 치료하는 일을 하시는 분이라 서로 통하는 점이 많아서 인상적인 대화를 나누었지요. ^^
저기 멀리에 뭔가 준비를 하고 계시는 분은 김명성 이사님이신데,
아주 잘생긴 얼굴에 지식이 엄청 많으셔서 어떤 질문에든 척척 대답을 해주시고,
이번 트래킹 내내 뒤쳐지는 저희 모녀를 잘 보살펴 주신 자상한 분이세요.
어딜가나 이렇게 예쁜 꽃으로 장식된 건물들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 야생화 앞에 저렇게 명패를 달아놓았어요. ^^
저처럼 이것저것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참 친절한 서비스네요.
그러나, 저 이름들이 하나도 생각이 안난다는 이 안타까운 전설.. ㅠㅠ
자 이제 이 꽃길을 걸어서 산을 오릅니다.
비가 그치고, 걷혀가는 구름이 만들어 내는 멋진 그림이 우리를 반겨주는 환상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조금씩 걷혀 가는 구름사이로 맞은편 준령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시원한 모습은 아니네요.
수천년 쌓여 굳어진 빙하의 신비로운 얼굴도 마치 차도르에 가둔 여인네의 얼굴처럼 아주 조금만 보이구요.
숨을 헉헉 거리며 오르는 등산로 옆으로는 수많은 빨간 열매들과 꽃들이 웃으며 우릴 지켜봅니다.
산딸기도 따먹었어요.
사진은 못찍었지만요. ^^
살살 바람이 불어와서 구름을 걷어내는 산봉우리를 보며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헤헤
사실은.. 벌써 힘들다..힘들어..( 대다! 대~~!! )
오옷!! 엉겅퀴 한무데기가!!
간에도 좋고, 소화도 잘 시키고.. 아티쵸크라는 식재료로도 쓴다는 그 엉겅퀴가 눈에 띄었습니다.
어찌나 반가운지 ㅎㅎ 누가 약쟁이 아니랄까봐 ㅎㅎ
사실 아는 약초를 만나면 참으로 반갑지 아니한가요? ^^
노란 꽃 사이로 등뒤에 놓인 큰 산의 품도 멋져 보입니다.
호수공원에서 자주 만났던 아침빛에 반짝이는 풀들을 여기서도 만나니 마음에서 기도가 저절로 우러납니다.
기도하며 걸었던 그 길이 여기에 다시 펼쳐지는 듯한 착각이 드네요.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앞서 걷는 저분들의 마음도 저와 같을까요?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혹은 헉헉 거리는 호흡을 함께하며..
지금 이 자리에 함께한 인연들도 참 소중합니다.
사람도 산도 구름도 하늘도 바위도.. 지금 이순간은 모두 하나입니다.
이제 많이 올라온 것 같습니다.
구름도 많이 걷히고, 높은 곳으로 오르는 이유를 알게 해주는 시원한 조망이 저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아하!! 장하다!! 유신약사!! 김도하!!
저렇게 조그맣게 보이는 세상에서 우리는 열심히 혹은 아웅다웅 삶을 다투고 있었겠지요?
야생 블루베리가 눈에 번쩍 !!
항산화제 덩어리다!!
따먹어야지!!
근데, 누군가가 먹지말라고.. 왜? 블루베리 아니라고.. 탈 난다고..
내가 보니깐 기구만.. 난 먹을래요. ^^
2000미터 이상 고산에서만 자라는 귀한 블루베리.. 냠냠 시원하고 달고 힘났어요. ^^
와우~
알프스판 싸파리예요. ^^
블랙 야크!! 는 아니지만 ^^ 산양이지요? 아이벡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잘 모르지만 아는 척하고픈 욕구가 막 생겨요. ㅎㅎ
바위타기 선수들의 곡예가 신기하기만 하네요. ^^
산마루에 다다랐습니다.
와~~ 하고 탄성이 절로 터집니다.
아흐.. 인사동 팀과 같이 왔어야 하는데..
점프샷 한번 하고 가야 하는데 많이 아쉽네요. ^^
바람에 흔들리는 시든 꽃도 예쁘고...
유신 꽃은 더 예쁘고~!
무심히 서있는 저 나무도 너무나 예쁘네요..
꽤 많이 올라온 것 같은디.. 아직도 점심 먹자고를 안하네...
더 올라가야 할랑가봐요... 아이구야...
목만 쪼매 축이고.. 한국 같았으믄 여기서 뭐 하나 까먹고 가는건데.. ㅠㅠ
님들~~ 어서 준비하고 갑세다~!
여기서 코스를 선택하는 순간..
좀더 빡센 곳으로 가서 락 블랑 호수를 보고 내려 갈 것인가..
아니면 쪼매 살랑살랑 내려가면서 폭포를 보고 갈 것인가...
으아니!!
모두 모두 락 블랑을 향해 힘든 길도 마다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시네요!!
최 가이드님이 놀라시던 ㅎㅎㅎ
이런 진격의 집단은 처음 봤다시며... ㅎㅎ
저도 흑흑흑.. 락 블랑 보고싶었어요...
힘들긴 했지만, 꼭 보고싶었어요..
그래서, 활짝 웃으며 저 사진을 찍고..
끄응..
다시 양손에 스틱을 단단히 잡았습니다.
예쁘게도 웃는구나~
구븨구븨 길을 따라 올라가며.. 아래로 내려보니
헙!! 아찔 합니다. ^^
그 와중에도 꽃은 예쁘구나~!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혹자가 백두산 천지냐고... @@
아니라오~ 아니라오~ 이거슨 알프스의 어느 호수라오~~~..
이름은 ... 어... 락.. 모시기오.. 락 블랑은 아니오 ㅎㅎ
캬아~~ 천지라고 해도 믿겠구나~! ^^
백두산 천지!! 아니아니.. 알프스.. 산정 호수에서.. 김유신이었습니다.(백지연 버전)
아직도 또 얼마를 더 가야 하오..
바위에 박힌 철 계단도 올라야 하오...
점심 먹기 참으로 힘드오...
어흑 어흑... ㅠㅠ
가이드 님도 힘드시지요?? ㅠㅠ
저 멀리 우리의 목표지점 락블랑 호숫가에 있는 샬레 쉐즈리 산장이 보입네다!! 드디어..
그러고도 아직도 힘이 남았는지, 길가에 민들레도 보이고.. ㅎㅎ
사롸있네~!
끼약~~ 하늘길 계단이 눈앞에 터억!!
마음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음.. 뭔가 치미는 감동..
근데,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는.. 좀.. 후덜덜.. 무서웠... ㅠㅠ
바위에 박힌 철계단을 잡고 낑낑 올라선 언덕에서 펼쳐진 저 락 블랑..
드디어 왔습니다.
바람이 잔잔한 맑은 날에는 저 호수에 맞은편에 있는 몽블랑의 하얀 그림자가 아주 아름답게 생긴다고 그래요.
제가 간 날은 구름끼고 바람이 좀 일어서..
그런 장관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락 블랑 옆 바위에는 이렇게도 예쁜 꽃도 피어있고,
이렇게도 예쁜 햇빛도 반짝이고, 바람도 불어주니...
천국에 온 듯한 감동입니다.
여기서 드디어...
밥 먹습니다. 하하하
밥 먹고 내려 가는 길은 내일 쓰겠습니당. ^^
내려가는 길도 무지 예뻐요. ^^
근데 정말 열나 빡센.. 내 평생 처음 해보는 장시간 산행이라..
쓰는 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근데 우째.. 그 안양산죽회 님들은 그리도 재빨리 성큼성큼 다니시던지..
존경존경의 마음만 우러날 뿐입니다...
아무튼.. 내일 투비 컨티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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