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트래킹/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래킹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래킹 3. 포카라... 가기 힘들었다.. 포카라..

유신약사 2017. 4. 20. 19:30


여행 둘쨋날... 2017년 4월 5일

여행 일정 ... 카트만두에서 국내선 항공 이용하여 포카라로.. 포카라에서 점심식사 후 버스로 너야풀로 이동

                   너야풀에서 히말라야 입산신고 하고 퍼밋 등록

                   비레탄티로 이동 여기서 지프로 갈아타고 힐레까지

                   힐레에서 부터는 롯지에서 먹고 자고, 눈 뜨면 걷기만 하는 일 본격 시작






오늘은 안나푸르나(8,091m)와 다울라기리(8,167m)를 가기 위한 거점 도시인 포카라로 갑니다.

포카라는 해발 900m에 널찍하게 자리잡은 네팔 제 2의 도시입니다.

도시 가운데에 페와호수라는 커다란 호수를 끼고 있는 아름답고 쾌적한 곳이라서,

유럽인들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일년 내내 북적북적 활기가 가득합니다.









안나푸르나 호텔에서 근사한 아침을 먹고 아침 첫비행기를 타러 신나게 네팔 국내선 공항으로 향합니다.

아침 먹는 동안 하늘이 약간 흐릿한 구름을 덮고 심상찮은 모습을 보여주는가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국제선 공항보다 세배 좋다는 그.. 네팔 국내선 공항이

우리를 아주 길게 붙잡고 쉽게 놓아 주지를 않았습니다.











지연과 결항이 밥먹듯 발생하고, 목적지 근처까지 갔다가도 회항해버리는 일도 잦기로 악명이 높은 네팔 국내선..

비행사가 항법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눈으로 직접 보고 활주로를 뜨고 내린다는 그...

공포의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보기가 녹록치는 않은 일임에 틀림 없군요.










포카라 현지 날씨가 좋지 않아서 시야확보가 안되니 비행기는 언제 뜰지 모른다고 하고...

여행사 사장님은 애가 타고...

그러나 철부지 인사동은 지루한 공항에서도

전설의 007빵 게임을 하며 세계인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깔깔거렸으니...

이보다 더 낙천적인 팀이 어디 있으랴... ^^







힝.. 엄마 지루해~~~

게임 좀 하게 해주면 안돼??? ㅠㅠ







어 우리 딸이 애를 낳았다는디... 언제 뱅기가 뜨나?? 손주 얼굴 마이 궁금해....








아놔... 오늘 가야 낼 학교 결석 안하는데... 비행기 뜨겠지???






어우... 오늘 비행기 안뜬대요?? 클났네.... 여자친구가 포카라에서 목빼고 기다리는데...




포카라 공항 대기실은 이제 북적북적 시골 장터처럼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원래 예정은 8시 15분에 뜰거라던 비행기 운항이

지연이 계속 되자 우리의 사장님은 결단을 내리시고..

버스타고 포카라까지 이동!! 을 외쳤습니다.










그리하여 수속 다 마친 공항을 그냥 빠져 나가는 일을 해 보게 되었으니... 이런 일이 세계 또 어디서 벌어진단 말입니까? ㅋㅋ.

근데 더 웃긴건...

나갔다가 도로 들어왔다는...

극적으로 비행기 운항이 재개 되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조그만 우여곡절 끝에 1시에 비행기에 올라 40분 정도의 짧은 비행으로 포카라에 도착했습니다.







강재선 쌤의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비행기 기내 서비스는 훌륭했습니다.

일단 자리는 아무데나 앉아도 됩니다.

비행기 진행방향 우측으로 앉아야 히말라야 산맥을 보며 비행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우리는 앞다투어 오른쪽으로...

그러나, 앉고 보니 날개 위... ㅠㅠ

게다가 잔뜩 흐린 날이라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 히말라야..

투덜 투덜 하는데 좁은 기내를 누비며 스튜어디스가 기내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사탕이랑 귀막는 솜... 1차

땅콩... 2차

탄산 음료... 3차

아주 그냥 시간 딱딱 맞추어 한시도 쉬지 않고 훌륭히 서비스를 해내는 멋진 스튜어디스에 감탄하는 동안

포카라 공항에 도착...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활주로에 안착하기를 기도하던 우리는

너무나 안정적인 착지로 비행실력을 뽐낸 기장님께 박수를 보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남경자쌤의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공항에서 포카라행 비행기가 뜨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마치고 포카라로 돌아와서 패러 글라이딩을 할것인지 말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토론을 했습니다.

여그가... 그.... 패러글라이딩 포인트로 세계 3대 성지 중에 드간다나 뭐라나...

우린 딴건 몰러두.. 패러글라이딩은 꼭 허구 가야혀... 암만... 쑥덕쑥덕...

고소공포증 있는 병숙언니는 많이 고민하는 얼굴이었지만,

다들 한다면 같이 하겠다며 콜을 외치고, 우리는 트래킹을 마치고 포카라 하늘을 날아볼 생각에 들떠 또 아주 신이 났습니다.

사장님~~

우리 7명 패러글라이딩 예약 부탁드려요오~~~

네~~

그런데.. 이렇게 굳게 맺은 패러글라이딩 동맹은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다 마칠 즈음에 깨끗이 없던일로 되었습니다.

내 두발로 걸어들어가서 직접 본 광경이 더 소중했기 때문이지요. ^^







포카라는 카트만두보다 약간 고도가 낮은 곳이라 그런지 조금 덥고, 햇살이 더 따갑게 느껴졌어요.

공기가 아무래도 많이 깨끗하기 때문인가봐요.

일단, 도착과 동시에 식당으로 이동... 점심식사.. 역시 된장찌게, 김치찌게, 불고기... 냠냠냠...

서울 뚝배기 식당 만세 만세 만만세 ^^

서울 뚝배기 식당 사장님은 또 얼마나 잘 생기셨는지... 영화배우 같은 네팔인이었어요.

알고보니... 네팔에서는 아주 영향력 있는 유명인이셨어요.

대학공부는 한국에서 하셔서.. 한양대 출신이래요. ^^






강재선 쌤의 사진입니다.






점심식사 후 버스를 타고 길고 울퉁불퉁하고 꼬불꼬불하고 먼지 가득한 길을 달려서

너야풀로 이동합니다.

가는 중간에 사과를 사자고 외쳐서 잠깐 시장에 들러 사과랑 과일도 몇가지 사구요.










또 몇시간을 쿠션감도 하나도 없고, 안전벨트도 없는 버스를 타고 아찔한 구비구비를  얼마나 돌았는지 모를 길을 달립니다.









가는 내내 날은 흐리고, 간간히 비도 뿌리는데,

신기한 창밖 풍경에 넋이 나간 우리는 그저 감탄으로 지루한 길을 메워 갔습니다.







지진 피해를 복구하는 현장인건지, 새로이 개발하는 현장인건지..

여기저기에서 무수한 공사가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먼지가 폴폴...






어쩐지 생소한 느낌으로 시선을 사로 잡는 저곳은 티벳 사원이래요.








4시간여를 달려 비가 간간이 뿌리는 가운데 버스에서 내려서 지프로 갈아타야할 지점에 이르렀습니다.








앗 네팔 광주 진료소?????
ㅎㅎ 한글 간판이 반가운데.. 게다가 진료소라니... 가운을 가지고 왔어야 했을까요? ^^





이곳에서 우리는 지프로 갈아탈 예정이었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은 지프를 기다리는 시간에 조금 걸어서
입산 허가를 받는 사무실까지 가기로 합니다.
어차피 걸으러 온 길이니 워밍업으로 살살 걸어줍니다.





뭐 봄매애~~~~??? 염소 첨 봄매~~애~~~??

히히 첨본다 첨봐 ^^







눈길 두는 곳이 다 신기 합니다.







우왕 바나나꽃 봤슈??

전 첨보는 거 같어유~~ ^^







오늘 잡은 싱싱한 닭고기 팔아요~~!








우리 인사동에서 처음과 끝을 담당하시는 강선생님과 홀리동장님 ^^

키차이 많이 나서 맨날 웃어요. ^^







그냥 흐르는 물일 뿐인데 마냥 신기하고 좋아 보입니다.

무려.. 히말라야 만년설이 녹은 빙하수 일테니 말이지요. ^^






아 맨날 보는 산이 그게 그거지..

뭣허러 저렇게 바리바리 싸 짊어지고 산엘 가구 그란댜~~~

냅둬~~ 그것두 저사람들 재미겄지... ㅋㅋ








안나푸르나를 찾아주신 방문객 여러분 환영합니다.

안전한 산행하시고, 떠들지 마시고, 야생을 훼손하지 마옵소서.. 쓰레기는 잘 갈무리해서 가져가시옵소서 우짜고... 써있습니다.


앗 드디어 우리는 본격적인 안나푸르나 지역에 들어왔나봅니다.






이 사무소에서 입산 허가 수속을 합니다.

그리고, 지프를 만나서 타고 힐레 롯지 까지 갑니다.





강재선 쌤 사진 입니다.




김정일 쌤 사진입니다.




우리 지프를 운전해준 강동원 닮은 총각..

울퉁불퉁 롤러코스터타는 느낌으로 타고 가던 비에 젖은 비포장 도로를 잘도 운전하던 친구예요.

쉴새없이 떠들고 웃던 우리들의 난리 법석속에서도 혼자 평정심을 유지하며 오로지 운전에 집중하던 ..

어느 순간에는 결심한 듯... 길이 미끄럽고 위험해 차를 타고 더는 못 간다며 우리를 내려줘 버리고 홀연히 떠났던... 잘생긴 총각..

그런데, 다른 팀은 훨씬 더 높이까지 차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를 배신감에 떨게했던..

얼굴만 잘 생긴 나쁜 베스트 드라이버 이녀석 흑흑흑





여기는 해발 몇미터나 될까?

두리번 두리번






일단 올라가 보자구요...

까마득하긴 하네요. 헉헉헉






우와 이 험한 산에 원피스 입은 아이들을 데리고....

역시 외국나라 사람들은 우덜이랑 좀 달르다 그쵸? ㅎㅎ







물소랑 같이 오른 계단 끝이 짜잔 하고 나타난 롯지.. 여기서 우리는 안나푸르나의 첫 밤을 보내게 됩니다.






오 저 산기슭을 빗으로 빗어놓은 듯

좁디 좁은 밭들이.. 다랭이 밭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서둘러 방을 배정받고 짐을 풀고.. 쿡팀이 선보인 첫 메뉴는..

바로바로 닭도리탕

아까 그 아주머니 팔고 계시던 닭을 사가지고 왔을까요?

매콤 달콤 시원 촵촵촵

어찌나 맛있던지요.

백퍼 유기농 토종닭이었습니다. ^^

밥 다먹으면 꼭 또 누룽지를 끓여서 숭늉까지 대접해줬던 대단한 쿡팀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녁을 먹고나서 첫날밤의 흥분된 마음을 수다로 풀고 있습니다.

네팔의 블랙티는 유명하다지요.

뜨거운 물에 우려낸 네팔 블랙티를 마시며..

동장님의 첫사랑 이야기를 졸라대던 우리 참새 아줌마들.. ^^



롯지는 음... 생각보다 깨끗했으나.. 어디까지나 생각보다.. 입니다.

화장실도 생각보다 깨끗했고, 샤워도 염려했던 것보다 뜨거운 물이 잘 나와주었구요.

벽은 베니어 합판 한장 달랑 끼워놓아서

옆방의 두런거리는 소리, 불켜는 기척, 돌아눕는 기척, 기침소리, 발소리 다~~ 들리는 정겨움이 있었습니다.



1층 식당에선 밤 늦은 시간까지 수다와 노랫소리가 계속되었고,

그때문인지, 긴장때문인지.. 쉬이 잠들지 못하는 안나푸르나의 첫밤이 깊어갔습니다.


그러다 몇시쯤이 되었을까요?

갑자기 눈이 떠졌습니다.

하늘에서 무언가 속삭이는 듯한 기척을 느끼고... 테라스로 나가본 저는...

은하수 라는 것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감동해서..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하고.. 그저.. 별님 감사합니다.

제가 여기 있게 해 주셔서 별님 정말로 감사합니다를

수없이 수없이 마음으로 되뇌일 뿐이었습니다.



흐리던 하늘이 개이고 별빛으로 축복했던 새벽이 지나고

새 날이 밝으면...

우리는 이제 뚜벅뚜벅 지구의 지붕을 걸어가겠지요.

본격적인 뚜벅이 여행은 내일 부터~~~ ^^





아 참 네팔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영향이 있어서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우측통행을 해요.

이것도 아주 신기했던 일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