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테?
그게 어디예요?
큰 돌이 있는 곳이예요?
그 밑으로 걸어다니는 건가요?
제가 '돌로미테'를 간다고 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물었죠. ^^
돌로미테의 제왕으로 불리죠. 트리치메 디 라바레도 (라바레도의 세봉우리)입니다.
돌로미테는요.
이탈리아 북부지방에 있는 알프스 산맥지역이예요.
바위가 우뚝우뚝 솟아 있는 남성미 뿜뿜 풍광이 일품이지요.
그래요? 이태리에도 알프스가 있어요?
알프스는 스위스에만 있는 거 아니었어요?
알프스는 거대한 산맥이라서 남동부 프랑스, 북부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까지 걸쳐있어요.
베네치아 북쪽으로 산지가 보이시죠? 저기가 돌로미테예요.
우리가 알프스 하면 스위스를 떠올리는 이유는 알프스의 봉우리 중에서 4000미터 이상의 높은 봉우리들이 스위스에 거의 다 몰려 있기 때문이래요.
그래서, 스위스의 알프스 지역을 센트럴 알프스라 얘기하고 가장 중심으로 치고 있긴 해요.
하지만 광대한 지역에 장엄한 바위산들이 우뚝 우뚝 솟아있는 이탈리아 돌로미테 지역이 차지하는 면적도 만만찮지요.
장엄한 풍경으로 치자면 돌로미테가 훨씬 더 인상적일 수도 있대요.
이곳은 스위스 알프스의 간판스타 마터호른입니다.
이탈리아 북부의 돌로미테지방은
프랑스인 지질학자 돌로미외가 발견해서 명명했다는 돌로마이트(백운암)가 주로 많이 함유된 3000미터가 넘는 돌산들이 무려 18개나 우뚝우뚝 솟아있고,
그 사이로 푸른 초원과 야생화들과 수천년 전부터 들어 서있는 예쁜 마을들이 조화를 이루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곳이예요.
2009년에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해요.
해발고도가 높아서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시원하고 가벼운 공기가 상쾌하구요.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는 강과 호수가 많아 사람들이 풍요롭게 살기에 아주 적합하지요.
이번에 우리 여행에서도 아름다운 호수 몇 군데를 돌아봤어요.
어쩜 호수 물빛이 그렇게 영롱한지 바라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싹 편안해졌어요.
그런데, 어떻게 돌로미테를 알게 되었어요?
10년전쯤에요.
저는 아마 삼십대 후반에 사춘기가 찾아왔나봐요.
8평 약국에서 매일 13시간 일하는 게 갑갑해 미칠 지경이었어요.
아이들도 사춘기에 접어들어 그것도 힘들고 하니 세상 무엇도 마음에 안들고 오도가도 못하는 느낌요.
절망의 절정에 혼자 서 있는 외로움을 삭이려고 몸부림 치던 때였어요.
우연히 커피 마시러 들른 카페가 퍼즐 맞추기 카페였어요.
거기서 1000피스, 2000피스짜리 퍼즐을 사와서 하나 하나 맞추며 마음에 일어나는 불길을 잠재워 보려고 했지요. ㅎㅎ
그런데, 그 카페 벽에 떡 하니 큰 바위산 아래 초원이 펼쳐진
이 세상에는 없을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의 사진이 있는 거예요.
보는 순간 숨이 막히고
저기는 정말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구나.. 했어요.
그게 돌로미테예요.
세월을 지나는 동안 철이 드는 지, 나이가 드는 지...
여러가지 고개를 넘나들다 보니, 사는게 뭐 다 그런거지.. 하는 마음이 되었구요.
그냥저냥 사춘기를 넘겼나봐요.
책상머리 앉아서 공부나 할 줄 알았지 운동이라고는 안하던 제가
호수공원 산책을 시작으로 등산도 가게 되고, 해외 트래킹도 가게 되다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인생이지만,
그 덕에 이렇게 10년의 꿈을 이루게 되었어요.
처음 샤모니에서 뚜르드 몽블랑 트래킹을 시작할 때만 해도
비행기 타고 이 멀리까지 와서 이고생이라니 무슨 짓이람.. 했었는데,
내 두 발로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 내려다 보기도 하고, 둘러 보기도 하면
더할 수 없는 기쁨의 풍경이 나를 맞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금
이렇게 건강한 두 다리로 그렇게 가고 싶었던 돌로미테의 산자락을 헤메고 다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조급하고, 서투르고, 속좁은 젊은 날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낸 보람이 되어준
제 10년의 꿈 돌로미테..
같이 떠나 보실까요?
먼저, 저는 전문 산악인도 아니고, 트래킹 홀릭도 아니예요.
영어도 서투르고, 이탈리아어는 하나도 모르구요.
여행 루트를 제 손으로 짜기에는 시간도 열정도 사실 조금은 부족했어요.
그래서, 전문 여행사에 의뢰하여 프로그램을 짰어요.
이번에도 월드투어캠프 박혁수사장님이 수고해주셨구요.
야생화가 아름다운 시기와 스펙터클한 감동과 안락한 휴식을 위한 최적의 루트를 짜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베네치아의 마르코폴로 공항으로 이탈리아에 입국해서
돌로미테의 서쪽 중심도시 볼차노 인근에 있는 온천휴양도시 메라노에서 3일간 머물며
서쪽 돌로미테를 감상하구요.
중반에는 코르바라 지역에서 3일간 머물며 알페 디 시우시등 중부 돌로미테를 돌아봤습니다.
이후 2일간은 2026년 동계 올림픽 개최예정지 코르티나 담 페쵸에서 지내며 주변의 친퀘토리등을 트래킹 했고,
마지막 2일은 아름답기 그지 없는 미주리나 호숫가에서 지내며 마지막 날에 트리치메 디 라바레도를 트래킹하는 것으로
여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마르코폴로 공항으로 돌아오는 날에는 잠깐 짬을 내어 트레비소라는 중세도시를 둘러보며 이탈리아 도시의 아름다움을 만끽했어요.
정말 단 한 순간도 아름답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웃음 가득한 여행이었습니다.
구글 지도에서 우리가 여행했던 지역을 찾아보았습니다.
월드투어캠프 여행사에서 준비해주신 우리의 일정표입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의 백미는 우리 팀이었습니다.
모두가 주인공으로서의 품위와 적극성과 명랑함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과 배려로 행복의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
'해외 트래킹 >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래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래킹 ... 6 오들러 산군 아래 야생화 가득한 목초지 트래킹 (0) | 2019.08.06 |
---|---|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래킹 ... 5 보석같은 까렛짜 호수와 로젠가르텐 야생화 트래킹 (0) | 2019.08.05 |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래킹 ... 4 브렌타 돌로미테 미끄러운 돌로마이트 산 트래킹 (0) | 2019.08.03 |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래킹 ... 3 얼음미라 욋치가 발견된 세날레스 전망대 (0) | 2019.08.03 |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래킹 ... 2 얏호 돌로미테로 출발이다~ (0) | 2019.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