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둘째날 ... 2023년 6월 22일 목요일
여행 일정 ...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티브가 된 도시 '치비타 디 반뇨레죠'를 트래킹으로 입성해 보고,
슬로우시티운동의 기원지 오르비에토의 두오모 방문 후 꽃향기 진동하는 골목길 탐험 후
수도원 숙박까지 놀라움과 감동의 본격여행 시작
로마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어제 저녁에 알려주었던 아침식사 장소가 바뀌어서 우왕좌왕 헤메었던 아침 식사 해프닝을 마치고,
버스에 오른 우리는 로마 북서쪽으로 120킬로미터 떨어진
치비타 디 반뇨레죠 ( Civita di Bagnoregio 시비타 디 반뇨레죠 라고도 합니다.) 로 출발했습니다.
자동차로 2시간 남짓 달리면 아주 특별한 분위기의 옛 도시를 만나볼 수 있으니
꼭 가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가는 동안 내내 박민식 가이드님이 설명해 주십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느긋함과
일처리가 느리지만 전문성은 있어서 자기가 하는 일 만큼은 정확한 국민성이라는 것에 대해서
계속 계속 강조하셨습니다.
즉슨... 한국식으로 빨리빨리 이것저것 멀티로 처리해 주기를 바라다가는 우리가 많이 화가 날 것이라는 것이지요 ^^
치비타 디 반뇨레죠는 화산활동으로 솟아오른 화산재로 이루어진 응회암 언덕에
2500년 전부터 에투르리아 인들이 도시를 세웠고
현재는 지속적인 침식작용으로 매년 둘레가 7 센티미터씩 사라지고 있는
그래서,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죽어가는 도시로 유명합니다.
현재 거주하는 주민도 20명 내외로 아주 적다고 해요.
고립되어 접근이 어렵던 곳이었는데,
2013년에 인근 반뇨레죠 뉴타운에서 부터 철근으로 인도교를 만들어 연결하여 길을 열었습니다.
일반적인 도시 입성 루트는 반뇨레죠에 차를 주차하거나 대중교통을 내려서
인도교 입구의 관리사무소에 5유로를 내고
오르막 인도교를 헐떡이며 걸어 올라,
더 숨막히게 아름다운 중세 도시의 골목으로 스며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트래킹 여행팀!
일반적인 루트가 아닌 치비타 디 반뇨레죠로 통하는 트래킹 코스가 있다고 하여 그 루트를 걸어,
치비타 디 반뇨레죠 지하동굴을 통해 예쁜 도시를 만나고 왔습니다.
먼저 우리는 치비타 디 반뇨레죠와 반뇨레죠가 멀리 건너다 보이는 '루브리아노(Lubriano)'라는 곳에서 버스를 내려
그 지역 생태 가이드 끼아라를 만났습니다.
조그마한 인형처럼 예쁜 끼아라는 출산한 지 겨우 3개월이 되었다는데
그 더운 날씨에 산길을 안내하며 그 지역 식물이며 생태를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배웠는지는... 비밀입니다.( 기억이 잘 안납니다.ㅠ)
이탈리아의 산과 계곡을 지나면서 우리에게 생소한 야생화도 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무화과나 밤나무, 상수리나무를 만나면 반가워도 하면서
내리막 오르막 숨차게 걸어서 올라간 치비타 디 반뇨레죠
우와~ 한마디로 환상적인 동화의 나라였습니다.
골목마다 피어 흐드러진 수국이며 제라늄이며 마삭줄이며 장미는
제각각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향기를 뿜어내는 중이었습니다.
거의 한낮이 가까운 시간이어서 햇볕은 강렬하게 내리 꽂히고,
대리석 벽돌길은 뜨거워지고 있었고,
만만치 않았던 산길 트래킹에 지칠 법도 했건만
골목길마다 우리를 반겨주는 꽃에 취해서
그리고, 예쁜 공예품들과 집들과 장식들에 홀려서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골목길 탐험을 마치면 우리는 뾰족 종탑이 있는 성당앞 광장에 모이기로 하고
드디어 처음으로 만난 이탈리아의 시골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다닌 시간은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성당에서 광장 건너편에 있는 꽃이 흐드러진 식당에서
제대로 된 이탈리아식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파스타가 나오겠지요?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여 땀으로 증발한 내 몸의 수분을 채우고
샐러드와 파스타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파스타 그릇을 싹 비운 순간 약간 아쉬운 느낌.. 이었는데,
앗 옆테이블에 뭔가 새로운 요리가 서빙이 되는 것을 포착했습니다.
아뉘 허브를 넣은 닭고기 요리가 메인으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헐.. 점심이 이렇게 거하다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버리는 치킨요리 아무튼 너무 맛있네요 ^^
이탈리아의 코스 요리는 대개 에피타이저- 파스타- 고기나 생선류- 디저트 의 순으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오마이 갓 몸무게 2배 예약입니다.
이탈리아 하면 커피!! 커피까지 야무지게 마시고
이제 우리는 인도교를 지나 반뇨레죠까지 가서 주차장에서 우리의 버스를 타고
이제 오르비에토로 향할 참입니다.
치비타 디 반뇨레죠로 들어가는 티켓 박스 바로 앞에는 외지인은 차를 세울 수 없다고 합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외지인 주차장이 따로 있으니 그곳에 주차를 하시고 걸어와야 된다고 하네요.
티켓 박스를 나와서도 계속 돌아보며
벌써 한여름 더위로 뜨거워지는 벽돌길을 걸어 우리는 반뇨레죠 시내를 향해 갑니다.
이제 첫날 점심을 먹었을 뿐인데
뭔가를 엄청 많이 보고 많이 놀고 한 듯 뿌듯한 이 마음
오늘 오후 일정이 계속 될 오르비에토로 향해가는 발걸음도 기대에 차서 신이 납니다.
교황이 머물렀던 도시이고, 세계 최초로 슬로우시티 운동이 일어났다는 오르비에토는 또 어떤 곳일까요?
다음 편에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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